한국을 거쳐 제3국으로 향하는 환적 석유제품을 앞으로 국내 탱크터미널에서 다른 석유제품과 섞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여수·울산의 대규모 저장·항만 인프라를 활용해 싱가포르 등 국제 석유 블렌딩 허브와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관세청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환적화물 처리절차에 관한 특례고시’를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환적 석유제품은 국내에 수입 통관하지 않고 한국 항만에 보관했다가 제3국으로 다시 나가는 물품이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보관만 할 수 있어 블렌딩하려면 해당 물량을 국외 탱크터미널로 다시 반출해야 했다.
앞으로는 수입산과 국내산뿐 아니라 환적 석유제품도 블렌딩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수입산과 환적품, 국내산과 환적품은 물론 환적품끼리 섞는 것도 가능하다. 업체는 블렌딩 계약 증빙과 작업 물량을 신고한 뒤 블렌딩한 제품을 전량 수출해야 한다.
블렌딩은 국가·용도별 환경 기준과 석유제품 원료 특성을 고려해 수요자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업계는 국내 탱크터미널과 해운·항만 이용 증가 등에 따라 연간 62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 블렌딩 수출액은 2023년 7791억 원에서 2024년 1조 282억 원, 지난해 2조 1823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조 6511억 원을 기록했다.
이진희 관세청 통관국장은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 제한과 지속가능항공유 사용 등 친환경에너지 규제 강화로 석유제품 블렌딩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번 특례가 유관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