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가 다친 곳을 쓰다듬으며 “엄마 손은 약손”이라고 말해주던 행동이 단순한 위로만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연구진이 피부의 특정 촉각 신경이 통증 전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오랫동안 경험적으로 알려졌던 통증 완화 원리가 과학적으로 뒷받침됐다.
19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규슈대학교 쓰다 마코토 교수(신경약리학) 연구팀은 촉각과 통증 사이의 신경 전달 과정을 동물실험을 통해 분석한 결과, 특정 촉각 신경이 활성화되면 통증 신호가 약해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될 예정이다.
우리 몸의 피부에는 외부 자극을 감지하는 다양한 감각 신경이 분포해 있으며, 이들이 받아들인 신호는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된다. 사람이 다친 부위를 본능적으로 문지르거나 쓰다듬는 행동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통증이 줄어드는 정확한 원리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촉각 신경 활성화하자 통증 반응 ‘뚝’…새 치료법 기대
연구팀은 실험용 쥐의 발바닥 통증 신경을 자극한 뒤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접촉 정보를 전달하는 특정 촉각 신경의 기능을 차단하자 통증 때문에 발을 핥는 시간이 기존보다 약 3배 길어졌다.
반대로 같은 촉각 신경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했을 때는 통증 반응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연구진은 촉각 신호가 척수에서 통증 신호의 전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확인한 촉각 신경이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존재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전기 자극이나 진동 등을 이용해 해당 신경을 활성화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부상이나 주사, 재활치료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통증을 줄이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쓰다 교수는 “촉각 신경의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며 “향후 임상 적용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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