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등록 문턱을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로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주민들의 거주지와 맞닿아있는 도시민박 시설의 특징을 고려해 지자체가 주민 불편을 고려하라는 취지지만 자칫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합법 도시민박 공급은 줄고 무등록 영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5월 27일 관광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한옥체험업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는 법령상 등록 기준뿐 아니라 지자체가 조례로 정한 기준도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주민 정주환경 보호나 관광자원 보전에 필요한 등록 기준을 추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개정안이 통과되면 같은 도시민박이라도 서울 종로구와 마포구의 등록 요건이 달라질 수 있어 사업자는 입지 선정 단계부터 해당 지자체의 조례를 확인해야 한다.
지자체가 추가 등록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배경은 한옥체험업 시설이나 도시민박시설이 주로 주거지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호텔·모텔과 달리 도시민박은 주민이 거주하는 주택가에서 영업하는 만큼 숙박객 출입이 잦아지면 소음과 쓰레기,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인근 주민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 북촌한옥마을처럼 주거지와 관광지가 맞닿은 지역에서 관련 민원이 반복돼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례 기준이 마련될 경우 기존 등록 업소보다 신규 사업자가 먼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 뒤 시행되지만 기존 등록 업소에 대한 경과조치는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정안만으로는 기존 등록 업소에 새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은 반면, 시행 이후 등록을 신청하는 사업자는 새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민원을 빚어온 기존 업소보다 합법적으로 새로 진입하려는 사업자에게 규제가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주민 동의, 소음 관리, 시설 요건 등을 지자체가 강화하면 관광객이 몰리고 민원이 많은 지역일수록 신규 등록 문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새 숙박시설 공급 규제로 작용해 숙박 공급을 늘리고 음성 영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정부 방침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등록 영업을 줄일 장치가 함께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제도의 빈틈으로 꼽힌다. 조례상 등록 기준은 등록 절차를 밟는 사업자에게만 적용된다. 등록하지 않고 영업하는 불법 숙박은 단속을 강화하지 않는 한 규제 밖에 남게 되는 구조다. 등록 문턱만 높일 경우 합법 시장으로 들어오려던 수요가 무등록 숙박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면 새로 들어오려는 사업자만 입지 단계부터 발목이 잡힌다”며 “합법 신규 공급이 줄면 음성적 영업이 비집고 들어올 공간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