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교육비 부담이 여전히 무거운 가운데 경기 포천시가 돌봄과 교육을 한곳에 모은 복합공간 ‘두런두런’을 선보이며 공교육 대안 모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국가데이터처와 교육부가 공동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사교육비 총액은 27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원(5.7%) 줄었다. 5년 만의 감소세이지만 실제 학부모 체감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다.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0만4000원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2.0%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참여 학생 기준 초등학교 51만2000원, 중학교 63만2000원, 고등학교 79만3000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이어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포천시가 지난해 12월 소흘읍 태봉공원 내에 문을 연 ‘포천교육문화복합공간 두런두런’이 눈길을 끈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영유아 돌봄부터 성인 평생학습까지 생애주기별 서비스를 한 건물에 모은 것이 특징이다.
지하 1층에는 장난감을 대여하고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장난감나라가 있고 1층에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포천애봄365 긴급돌봄과 아픈 아이 병원동행 서비스, 카페가 자리한다. 3층에는 한 끼 2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식당과 평생학습관이 들어섰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포천 시민만 이용할 수 있어 지역 밀착형 복지 모델로 설계됐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큰 공간은 2층 EBS 공공학습센터다. EBS 교육 콘텐츠와 1대1 맞춤 멘토링, 인공지능 기반 학습 진단을 결합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공교육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용정원 60명에 대기인원이 40명에 이를 정도로 신청이 몰리고 있다. 인공지능 교구를 갖춘 놀이터와 드론·코딩 등을 몸으로 체험하는 XR 플레이존도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비슷한 형태의 시설은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된다. 전남 곡성군은 지난해 곡성고등학교 안에 군비와 도교육청 지원금을 합쳐 4억원을 투입한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를 열었다. 충남교육청도 논산·계룡에서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를 운영 중이며 올해 4월 청양에도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도의회가 국제교육원에 설치된 자기주도학습센터의 운영 내실화를 요구하는 등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공공 학습공간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들 시설은 대부분 학습 기능에 국한돼 있어 돌봄·식사·놀이까지 한 건물에 통합한 두런두런과는 운영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두런두런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낼 수 있는 실제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EBS가 홍익대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EBS 중학프리미엄 강좌 무료화로 인한 연간 사교육비 경감 추정액은 약 4680억원에 달했다.
두런두런처럼 EBS 콘텐츠와 대면 멘토링, 돌봄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방식은 학원을 오가는 이동 부담과 추가 비용을 함께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 소도시의 교육격차 해소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 같은 혜택이 알려지면서 인근 양주시 등 다른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부러움과 아쉬움이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두런두런이 시민의 필요를 설계도로 삼아 완성한 공간이라고 밝혔으며 여러 시설을 오가야 했던 시민 불편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