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약 9조 원 규모의 현대차그룹 새만금 투자 계획을 두고 “엄청난 규모”라고 평가했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와 비교하며 전북이 소외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밤을 새워서라도 최소한의 업무는 파악하고 오라”며 집권 2년 차를 맞아 공직사회의 긴장감 유지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토교통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새만금개발청),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 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새만금 투자 사업의 추진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현대차의 투자 내역도 사실 엄청난 대규모”라며 “여기서는 9조 원 투자라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800조 원 투자 이야기가 나오니 ‘(새만금은) 이것밖에 안 되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9조 원은) 초기 투입 비용을 예상한 것이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확장되면 몇 배, 몇십 배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 시민들은 ‘다른 곳에는 저렇게 많이 투자하고 우리는 이것밖에 안 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책임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대해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을 방문해 ‘전북 소외론’을 언급한 후 관련 논란이 확산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 기강도 다잡았다. 그는 “저번 업무보고 때 지적을 받고도 아직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기관장이 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 세금으로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 법률과 국민이 위임한 사무에 최소한의 관심도 없으면 되겠느냐”고 했다.
반면 성과를 낸 부처에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산불 예방과 초기 대응 성과를 보고한 산림청에는 직접 박수를 제안했고 국토부가 건설 현장 산업재해 감소와 불법 하도급 민원 감소 성과를 보고하자 “국토부도 고생했다”고 말했다. 질책과 포상을 병행하는 신상필벌 원칙을 분명히 한 셈이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 계획도 직접 챙겼다. 이 대통령은 “잠깐 쓰고 말 것이 아니라 청와대 존속 기간 이상으로 존속할 가능성이 많다”며 “영원히 남을 건축물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국격에 맞고 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대표적인 건축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사태로 불거진 개인정보 보호 강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과징금 액수가 올라가자 ‘나만 표적으로 해서 그러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기업도 있는 것 같더라”며 “이는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내부 신고자에게 과징금의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보고하자 “신고포상제를 대규모로 도입해야 한다”며 “퇴직 이후 유출 은폐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시효 문제도 함께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인공지능(AI) 안보와 농업 지원 대책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AI 모델 접근 통제 가능성과 관련해 “막힌다고 보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을 설명했다.
농식품부 업무보고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피해 농어업인 지원을 위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액 1조 원에 크게 못 미치는 3000억 원 수준에 그친 점을 지적하며 부족한 7000억 원을 국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는 의료 개혁 추진 상황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의료 개혁 문제도 엄청난 사회적 의제였는데 조용하게 진행되니까 안 하는 것 같다”며 “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하후상박’ 구조의 기초연금 개편과 관련해 “고령자 하위 70% 기준을 중위소득 기준으로 변경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지방선거 때문에 국내 주식을 마구 사 주가를 올렸다는 소문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이사장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보유 비중이 늘어나 오히려 팔아야 할 상황 아니냐”고 물었고 김 이사장은 “조금만 팔려고 해도 왜 파느냐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