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가 마다가스카르에서 검증받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농업 바우처 사업을 바탕으로 에티오피아에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수출한다. 단순 결제 시스템을 넘어 공적개발원조(ODA)와 결합한 한국형 디지털 인프라 모델을 현지에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15일 서울 강남구 DSRV 본사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x K-디지털 커넥트 2026’ 포럼에서 “마다가스카르 실증 사업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현지 적용 가능성과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 제고 효과를 확인한 만큼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주요 국가와 협력을 확대해 한국형 디지털 인프라 수출의 대표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을 방문한 에티오피아 정부 대표단이 참석해 공공 인프라 디지털 전환 전략과 한국 기업과의 협력 방향을 공유했다. 대표단은 이번 주 초 한국을 찾아 DSRV를 비롯해 인공지능(AI)과 사이버 보안 등 국내 기업들과 잇달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대표단은 포럼에서 세계은행(WB)과 추진 중인 국가 디지털공공인프라(DPI) 구축 현황을 소개했다. 국가 디지털 신원 체계인 ‘파이다’를 중심으로 금융과 농업·공공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약 4700만 명이 디지털 아이디(ID)에 등록됐으며 150여 개 기관이 연계돼 하루 약 200만 건의 신원 인증이 이뤄지고 있다.
라헬 아브라함 에티오피아 총리실 국가ID 담당 국장은 “에티오피아는 인터넷 보급률이 낮은 현지 환경을 고려해 QR코드와 블록체인 기반 지갑을 활용한 오프라인 신원 인증 체계를 구현했다”며 “특히 국가 근간 산업인 농업 보조금 등 사회보장 프로그램에서 신원 확인과 대상자 식별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DSRV는 에티오피아의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협력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에티오피아 정부와 기술 교류를 진행한 데 이어 별도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구축된 에티오피아 디지털 인프라 위에 DSRV의 기술력으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마다가스카르에서 검증한 농업 바우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DSRV는 앞서 마다가스카르에서 한국·월드뱅크협력기금(KWPF)을 통해 지원되는 약 90만 달러 규모의 블록체인 기반 농업 보조금 바우처 사업을 수행했다. 회사가 지난해부터 자체 운영 중인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 위에 디지털 신원 정보와 바우처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이나 은행 계좌 없이도 오프라인 환경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카드만으로 농업 보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현지의 열악한 통신 인프라 한계도 극복했다.
서 공동대표는 “마다가스카르 농업 보조금 바우처 사업은 올해 상반기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실증을 마쳤고 세계은행과 마다가스카르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하반기 중 사업 규모를 약 9만 5000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ODA와 연계한 디지털 인프라 수출은 국내 기업의 새로운 글로벌 진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본지 6월 12일자 9면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