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안전을 지키는 주체가 행정에서 시민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발견한 위험 요소를 적극 신고하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시설물들이 잇달아 정비됐고, 안전신고 건수도 반년 만에 48만 건을 넘어섰다. 신고를 통해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예방형 안전관리’가 부산의 새로운 안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시는 ‘2026년 상반기 안전신고 포상제’ 운영 결과, 신고 우수사례와 우수활동자를 포함한 시민 185명을 선정해 포상금을 지급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안전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48만2117건의 신고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상반기 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만7000여 건) 가량 증가하며 시민 참여가 크게 확대됐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신고는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보행데크의 보행등 전도 위험을 알린 사례다. 바람이 강하고 이용객이 많은 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이 인정받았다.
동래구 한 중·고등학교 인근 전신주에 얽힌 덩굴을 신고해 학생들의 보행 안전을 확보한 사례도 우수 신고로 선정됐다. 신고자는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생활 속 작은 제안이 시설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사하구에서는 급경사 도로의 노후 미끄럼방지 포장이 오히려 빗길 미끄러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시민 제안을 받아들여 기존 포장을 제거하고 노면 홈파기(Grooving) 공법을 적용했다. 배수 성능과 미끄럼 저항을 높여 사고 위험을 줄인 것이다.
이밖에 초등학교 앞 노후 간판 철거, 운전자 시야를 가리는 불법 적치물 제거, 낙상 위험 통행로 안전펜스 설치, 도로 누수로 인한 겨울철 결빙 예방 등 시민 신고를 계기로 개선된 사례들이 우수사례에 포함됐다.
안전신고 참여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 우수활동자로 선정된 172명의 평균 신고 건수는 71건으로 나타났다. 최다 신고자는 상반기에만 1220건의 위험 요소를 제보했다. 이는 우수활동자 평균의 17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는 연말까지 실적을 종합해 우수 신고자에게 ‘안전신고 유공 표창’을 수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포상 대상자를 기존보다 3배 이상 늘려 연간 약 400명을 선정하고 있다. 단순한 포상보다 시민 참여를 통해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예방 중심 행정을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안전 신고는 시민 누구나 모바일 또는 웹 ‘안전신문고’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병석 시 시민안전실장은 “48만 건이 넘는 신고는 시민이 부산 안전의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시민들의 작은 제보가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안전신고 문화를 더욱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