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 실거주 주택이더라도 초고가 주택에는 세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14일 밝히면서 시가 40억 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에 종합부동산세를 더 물리는 부동산세제 개편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시가 40억 원 또는 그 이상 특정 가격대에 별도 과세표준 구간을 만들고 지금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1주택자는 보호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되 수십억~수백억 원대 주택을 모두 같은 1주택 틀에 넣는 현행 체계는 손보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두고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유튜브 댓글을 활용해 실시한 즉석 의견 수렴에서는 시가 30억 원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20억 원을 제시한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30억 원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며 “한 50억 원 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50억 원을 심중에 두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최소한 30억 원보다 높게 설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그동안 초고가 주택을 별도로 분류하고 이에 맞춰 1주택자의 종부세 과표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안이 거론돼왔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을 기점으로 시가 40억 원을 넘는 주택부터 별도 과세 구간을 적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보면 서울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 ㎡(44억 원)는 포함되지 않고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59억 5000만원) 포함되는 식이다. 강남권의 신축 전용 84㎡ 이상 아파트는 상당수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현행 종부세율(2주택 이하 기준)은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에서 12억 원을 공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해 과표를 계산하기 때문에 시가 40억~50억 원대 주택이라고 해도 세 부담이 극단적으로 커지지는 않는다. 가령 공시지가 23억 5000만 원인 아파트를 10년 동안 비거주 보유했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종부세 규모는 보유공제를 적용받아 7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초고가 1주택에 실질적인 추가 부담을 지우려면 개인 2주택 이하에 적용되는 현행 과표·세율 체계에서 초고가 1주택을 별도로 구분하는 구간을 만들고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세무법인 다솔의 고현식 세무사는 “현행 종부세도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분부터 중과되는데,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반영해 역산하면 보유 주택 합산 시가 40억 원 수준으로 이번 논의와도 맥이 닿는다”며 “초고가 1주택만 선별적으로 과세하려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일괄 인상하는 것보다 별도 과표 구간과 세율을 두는 방식이 직접적이고 고령자·장기보유세액공제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이 종부세 대상자의 과표를 일괄적으로 높여 세 부담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수단이라면 초고가 주택 별도 과세는 특정 가격대에 추가 부담을 집중하는 장치다. 정부가 두 방안을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 주택 수뿐 아니라 주택 가액과 세금 부담 능력을 적극적으로 과세에 반영하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이날 국무회의에서 1억 원짜리 주택 세 채를 가진 사람은 다주택자로 분류하면서 30억 원짜리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1주택자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부동산세제 토론회의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도 부동산세제 개편과 관련해 “정상화가 1차 목표”라며 집값 억제는 부수적인 효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16일 부동산세제 토론회와 23일 이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를 거쳐 초고가 주택의 기준과 과표 구간, 적용 세율 등을 구체화한 뒤 이달 말 세제 개편안에 담을 예정이다. ▷ 본지 6월 22일자 1·3면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