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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관문인데…16번째 검증하자는 與 의원

13.07.2026 1분 읽기

동해안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동서울 변환소 증설 사업이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끝나고도 한 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기 가동을 비롯해 수도권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속도전이 필수지만 정치권이 명분 쌓기에 골몰하며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소속 한 국회의원은 최근 경기 하남시 감일동 소재 동서울 변환소 증설 사업에 대해 전자파 측정을 다시 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국전파진흥협회, 한국전력공사 등이 202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15차례나 전자파 측정을 실시하고 변환소 증설이 주민들에게 유해한 전자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음에도 위험성 평가를 다시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었다는 점을 내세우기 마련”이라며 “과거에 얼마나 의견이 수렴됐든 새 임기를 시작하는 사람들로서는 일단 유권자의 요구를 듣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경우 동해안~동서울 초고압 직류 송전망(HVDC) 건설 사업이 또 밀린다는 점이다. 동해안 울진에서 경기 하남까지 280㎞를 잇는 이 사업은 국내 최대·최장 규모 송전망이자 이재명 정부의 38번째 국정과제인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의 0순위 사업이다. 이때 동서울 변환소의 수·송전 용량을 기존 2.5GW(기가와트)에서 4.5GW로 약 1.8배 늘리는 변환소 증설 사업은 동해안~동서울 HVDC의 최종 관문 역할을 하게 된다. 에너지 고속도로가 탄탄하게 구축돼도 전기를 충분히 받아줄 변환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서울 변환소 증설 사업은 하남시가 이 사업에 대한 인허가 불허 처분을 내렸던 2024년 8월에 머물러 있다. 같은 해 12월 경기도 행정심판 위원회가 하남시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인허가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이듬해 8월 하남시가 건축 허가 승인 절차의 선행 절차인 경관 심의를 승인하기는 했지만 주민 의견을 반영하라는 조건이 붙은 데다 건축 허가는 여전히 내주지 않으면서 사업 준공 목표는 당초 올해 6월에서 내년 12월로 밀렸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선이 끝난 만큼 적절한 시점에 합리적으로 변환소 증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도 전자파 측정, 주민 간담회 등 도돌이표 상황에 놓인 모습이다.

동해안~동서울 HVDC 사업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기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 4기가 들어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동해안에서 용인으로 연결되는 송전선로를 통해 부족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마지막 팹 완공 시점은 기존보다 약 12년 앞당겨진 2033년께로 예상된다.

사업 지연이 국민 전기요금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동해안의 값싼 원자력·석탄화력발전 및 재생에너지를 끌어올 수 없게 되면 수도권은 막대한 전력 수요를 인근의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착공 21년 만인 지난해 준공된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의 경우 공사 지연으로 인해 1조 173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지 선정에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자 한전이 석탄화력발전보다 값비싼 LNG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사온 결과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LNG 발전의 정산 단가(도매 가격)는 ㎾h(킬로와트시) 당 148.2원으로 석탄화력 발전(132.5원)보다 약 12% 비쌌고 원자력 발전(96.5원)보다 1.5배, 풍력 발전(119.8원)보다 1.2배 이상 높았다. 수도권에서는 전력이 없어 비싼 전기를 끌어오는 한편 동해안에서는 전기를 만들어도 보낼 곳이 없어 발전소 가동률을 줄여야 하는 점도 문제다. 전력 업계는 변환소 증설 사업이 지연될 경우 동해안 발전 제약으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이 연간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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