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 관련 재판에서 예상 밖의 이름이 등장했다. 바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다. 추 시장 재판의 증인으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가 아닌 당사로 집결’하자는 메시지를 한동훈 당시 당 대표도 보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법정 밖에서는 한 의원과 안 의원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해당 증언의 신빙성이 인정될 경우 추 시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의원은 이달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심리로 열린 추 시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추 시장은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의원은 전반적으로 추 시장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방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의 국회 통제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회의원은 각각 헌법기관인 만큼 당이나 원내대표의 공지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당사로 모이라는 문자를 받고도 가장 먼저 국회로 갔다”며 “경찰이 막아 들어가지 못했고, 이후 당사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자기 판단에 따라 행동하고 책임을 진다”며 “당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본회의장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신념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다”고 부연했다.
안 의원은 증언 과정에서 당시 당 대표였던 한 의원의 이름을 꺼냈다. 당사로 모이자고 먼저 언급한 사람이 당시 당 대표였다는 취지였다. 이는 추 시장 재판의 핵심 쟁점인 ‘당사 집결’을 둘러싼 공방과 맞닿아 있다.
한 의원은 비상계엄 직후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원내대표 명의의 ‘당사 집결’ 메시지가 발송되면서 자신이 보낸 국회 집결 메시지와 혼선이 빚어졌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었다.
하지만 안 의원은 법정에서 다른 진술을 했다. 그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찰이 국회 출입을 막고 있으니 당사로 모이자고 먼저 한 게 한동훈 당시 대표라고 들었다”며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에 맞춰 당사에 모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가 국회에 모이라고 했는데 추경호 원내대표가 이를 무시하고 당사로 모이라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증언 직후 한 의원은 해당 내용을 반박했다. 한 의원은 “시간이 지났다고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 의원이 말한 것은 국회가 봉쇄됐을 때 임시로 당사에 갔던 상황인 것 같다”며 “안 의원 본인의 SNS를 보면 밤 12시 10분쯤 국회에 왔지만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는데, 오후 11시에 있었던 일을 자정 이후 상황에 맞춰 왜곡해 말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 의원은 자신의 법정 증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사실만 말했다. 12월 6일 원내대표실 배포 자료에도 계엄 직후 의원을 국회로 먼저 소집한 것은 원내대표였다고 돼 있다”고 적었다.
안 의원은 당시 소집 공지 내용이 담긴 자료도 공개하며 “당 대표 또한 국회로 의원들을 소집했다가 당사로 변경했고, 뒤이어 원내대표실에서도 소집 장소를 당사로 공지했다”며 “자료에 기록된 대로 한 전 대표가 추 전 원내대표보다 먼저 의원들에게 당사로 모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는데, 어떤 점이 허위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과 한 의원의 법정 밖 공방과는 별개로 법조계에서는 안 의원의 증언이 추 시장 측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먼저 당사 집결을 언급했다면 추 시장 측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당시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논의를 위해 당사로 모이자는 취지였다면 그 자체를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