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 아트코리아랩 6층 아고라는 미술계 인사들로 북적였다. 오는 7월 26일부터 시행되는 ‘미술서비스업 신고제’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경의 권역별 설명회 첫 행사가 열렸다. 대략 2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예경 아트코리아랩이 생긴 이후로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그만큼 관심이 높았다는 의미다.
2023년 제정된 ‘미술진흥법’에 따라 신설된 미술서비스업 신고제가 시행되면 화랑업, 미술품 경매업, 미술품 자문업, 미술품 대여·판매업, 미술품 감정업, 미술전시업 등 6개 분야를 영위하려는 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신고제는 앞서 3년간 유예가 됐다가 오는 26일부터 시행된다.
문체부는 지난 2023년 ‘미술진흥법’ 제정 이후 전문가 의견 수렴 등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를 해왔으며, 지난 3월에는 미술서비스업 신고제를 포함한 관련 법령 마련을 위한 현장 간담회도 역시 아트코리아랩에서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수십 명에 그쳤던 관람객이 이번에는 대거 늘어났다. ‘미술서비스업 신고제’가 현실화된 것이다.
10여 년 전 미술진흥법 첫 제정 시도 때에 비해 분위기는 상당히 차분해졌다. 당초 정부가 만들겠다는 ‘미술진흥법’이 미술 시장을 옥죄는 ‘나쁜 규제’로 불만을 샀지만 오랜 논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문체부는 “미술진흥법은 미술 분야의 체계적인 육성·지원과 투명한 미술 시장 조성을 위한 제도”라고 줄곧 이야기해왔다.
미술진흥법 가운데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술서비스업 신고제 시행을 보름여 앞두고 진행된 설명회에서는 미술서비스업 실무자들이 주로 참석을 했다. 문체부 담당자는 앞서 들어온 질의를 중심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예를 들면 ▲ ‘온라인 미술품 판매 플랫폼도 신고 대상인가’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관계없이 신고해야 한다’를 ▲ ‘해외 화랑의 국내 지점도 신고해야 하나’에는 ‘국내에서 미술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경우 사업자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신고 의무가 있다’ 등이었다.
논의를 진행하면서 애매한 조항도 보다 분명해졌다. 문체부는 미술서비스업자의 ‘미술품 진품증명서’ 발행 의무와 관련해서는 작가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부득이한 경우에는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유보 조항을 두었다. 또 ‘진품증명서’ 발행이 미술서비스업자의 의무는 아니지만 소비자는 요청할 권리가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문체부는 이번 신고제는 세금 부과 등 국세청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을 안심시켰다. 화랑 등의 매출이나 수입은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내년 시행 예정인 재판매보상청구권을 위해 기본 자료로는 활용될 것이라는 단서는 달았다.
조경미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장은 “미술서비스업 전략적 육성, 미술시장 투명성 강화, 재판매보상청구권 시행 기반 마련 등 3가지를 목적으로 신고제가 도입됐다”며 “정부가 ‘허가’를 해서 시장을 통제하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신고’를 통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행에 3년 가까이 준비됐지만 여전히 논란이 많음에 따라 내년 7월 25일까지 ‘계도기간’으로서 미신고에도 과태료 등을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고 없이 영업하는 경우 행정처분이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이번 설명회는 9일 서울 개최에 이어 10일 부산 남구 부산문화회관과 1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도 순차적으로 열린다. 미술서비스업 사업자, 관련 기관 담당자 등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안내문 내 QR코드를 통해 참여 신청을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