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 긴장 고조에 9일 반등해 1500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와 외환당국 경계 심리에 상승폭은 제한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주간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7.6원 오른 1506.1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6시 전날보다 9원 오른 1507.5원에 출발한 뒤 장중 1496.8원까지 내렸다가 방향을 틀어 1509.0원까지 올랐다. 전날 환율은 SK하이닉스 ADR 상장 기대에 30원 가까이 내리며 장중 1498.1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반등은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된 데다, 간밤 미·이란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위험 회피 심리가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
상단은 여러 공급 요인이 눌렀다. 10일로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 기대와 당국 경계 심리가 환율을 1510원 아래로 묶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이틀째 사들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19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환율 상승폭을 제한했다.
한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공조도 상단을 누르는 재료로 꼽힌다. 미무라 아츠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한국 외환당국과 외환시장 동향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당국도 일본과의 공조가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경계를 늦추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수급이 시장을 좌우할수록 방향성 예측은 의미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령 환율이 큰 폭으로 내리더라도 기업들의 투자용 달러 환전 수요가 유입돼 하단을 떠받칠 것으로 봤다. 하단 수준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고 언제 방향을 틀지 알 수 없어 실시간 흐름을 좇기도 버거운 장세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