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지자체가 적극 나서 중소기업 근로자의 외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7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칼국수 평균 가격은 9923원, 삼겹살 1인분(200g)은 2만1056원에 달한다. 더 문제는 가격 상승 속도다. 최근 5년간 외식 물가 상승률은 약 25.3%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6.8%)을 크게 웃돌았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런치플레이션(점심 외식비상승)’이라는 신조어까지 나타날 정도로 점심값 부담이 심각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자체가 적극 나서고 있다. 울산 울주군은 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을 덜기 위해 이달 20일까지 ‘2026년 직장인 든든한 점심밥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에 근로자 식대를 지급하는 기업이 대상으로 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에 지역 외식업체에서 결제한 식사 금액의 20%를 할인 지원한다.
1인당 월 최대 4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1만원짜리 제육덮밥이라면 8000원에 사먹을 수 있는 셈이다. 울주군은 이번 사업이 “중소기업 근로자 점심 식비 부담을 줄이고 지역 외식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주군의 움직임에 다른 지자체도 발 빠르게 따르고 있다. 경남의 통영·함안·고성·산청·거창·합천을 비롯해 원주, 군산, 부안 등 여러 지역에서 이미 참여 기업 모집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도 예산안에 79억원 규모의 ‘직장인 든든한 한끼’ 시범사업을 포함시킨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지원 대상은 인구감소지역에 자리 잡은 중소기업 근로자 5만 4000명이며 점심밥 지원은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결제 금액의 20%를 절반씩 나눠 지원하는 구조로 기업도 매칭 지원 약정을 하면 근로자는 최대 절반 가격에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
할인은 디지털 식권업체 또는 카드사를 통해 제공되며 참여기업은 두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외식 산업 활성화 목적에 따라 구내식당과 편의점, 배달앱 온라인 결제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값 부담 완화 정책을 반기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울산 울주군의 한 중소기업 재직자는 “물가 상승으로 실질적 부담이 남아있는 만큼 이런 지원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세금으로 직장인의 밥값을 지원하는 것이 맞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저소득층이나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거면 몰라도 소득이 있는 직장인 점심을 정부가 내주는 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일자리조차 없어 끼니 해결이 어려운 청년과 노년층이 많은 현실에서 굳이 직장인 점심을 세금으로 보조하는 것이 타당하냐”며 비판했다.
정부는 3년간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효과를 면밀히 검증해 향후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책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과 근로자가 참여하는지 그리고 지원이 실제로 외식업 활성화와 직장인의 생활 안정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