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배당과 기업 인수로 재무 구조가 취약해졌던 한온시스템(018880) 이 한국타이어그룹 인수 1년 6개월여만에 이자비용이 대폭 줄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주주가 배당을 없애고 지난 연말 1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긴급 수혈해 부채 줄이기에 나선 효과다. 다만 여전히 3조 원 넘는 차입금은 실적 개선에 부담이 되고 있다. BYD·테슬라 등 신규 고객사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열관리 등 신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야 구조적인 재무 개선 역시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온시스템의 연결 기준 이자비용은 4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594억 원) 대비 27.1% 줄어든 것이며 2024년 1분기(640억 원)에 비하면 32.3%나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1분기만 놓고 볼 때 최근 4년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타그룹의 품에 안기기 전인 2024년만 해도 한온시스템 영업이익은 179억 원에 그쳐 이자비용(640억 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972억 원까지 늘면서 영업이익 중 이자비용 비중은 2024년 357.5%에서 44.5%로 크게 낮아졌다.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였던 2019년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마그룹의 FC&C 사업을 인수하며 1조 3000억 원의 거금을 투입해 차입금이 4조 원 넘게 불어나는 등 재무 구조가 악화했다.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년 1000억~2000억 원대 배당도 지속돼 2024년 한온시스템 부채비율은 254.2%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한타그룹이 지난해 초 한온시스템 인수를 완료하고 이수일 부회장을 한온시스템 대표이사로 앉히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유럽 사업장을 중심으로 전체 임직원 10%를 감축한 데 이어 전 세계에 위치한 창고 50% 이상을 통폐합하며 효율성을 높였다.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주범인 배당도 한타그룹이 경영의 키를 쥔 지난해부터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9834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했다. 한국타이어가 4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고 한온시스템은 유증 대금 중 8834억 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한온시스템의 외형 확장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처음 매출 10조 원을 넘어선 한온시스템은 올해 매출 11조 2410억 원, 영업이익 46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도 매출 11조 7920억 원, 영업이익 4990억 원을 거둬들여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이 아직도 3조 원을 넘는 차입금을 갖고 있어 추가적인 이익 창출 기반 마련이 필수라고 평가한다. 최근 수익성 개선세는 원재료 사용 비중을 낮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1분기 92.7%에서 올해 89.5%로 3%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이는 허리띠 졸라매기식 경영을 통해 원가 구조를 최적화한 결과로 제품을 만들어 파는 제조 비용과 고정비 부담을 줄여 이익률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에 한온시스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3.54%로 지난해 1분기(0.81%)보다 크게 높아졌다.
최우선 과제는 기존 열관리 사업의 고객사를 확대하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한국타이어의 고객사인 BYD나 테슬라 등 순수 전기차 업체로 고객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열관리 역량을 입증한 이후에는 ESS 열관리 시장 진출도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진행 중인 한온시스템의 구조조정과 재무관리 작업이 마무리 돼 실적이 안정되면 신사업 추진 여력이 커질 것”이라며 “최근 실적 개선세는 외형 확장이 아닌 비용 절감에서 비롯된 만큼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신성장동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