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별도의 장비나 장소 제약 없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 유산소 운동이다. 심폐 기능 개선과 체중 조절 등 전신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운동 효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걸음걸이부터 점검해야 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와 밴더빌트대 연구진, 물리치료사 밀리카 맥도웰 등이 각각 발표한 연구와 조언을 통해 올바른 걷기 습관의 조건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팔의 움직임, 발을 딛는 방식, 걷는 속도, 걷는 방식 등 네 가지 요소가 걷기 운동의 효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핵심은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고, 뒤꿈치부터 지면에 닿게 걸으며, 중강도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고, 가능하면 끊지 않고 걷는 것이다.
우선 팔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걸을 때 팔꿈치를 L자로 굽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면 힘이 신체 여러 부위로 분산돼 보행이 수월해지고 균형을 잡는 데도 유리하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이 왕립학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팔을 고정한 채 걸으면 자연스럽게 흔들며 걸을 때보다 대사 에너지 소모가 12% 늘어난다.
팔을 몸에 묶어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경우에는 에너지 소모가 26%까지 증가했다. 미국 물리치료사 밀리카 맥도웰은 뒷짐을 지고 걸으면 어깨가 앞으로 굽고 상체가 숙여져 낙상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뒷짐 진 자세가 오히려 편하게 느껴진다면 허리 근력이 약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어 기립근·신전근 스트레칭이나 계단 오르기로 근력을 보완하는 게 좋다.
발을 딛는 방식도 살펴야 한다. 발을 충분히 들어 올리지 못하면 뒤꿈치를 끌게 되는데,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런 보행 습관은 고관절과 무릎 관절의 가동 범위를 줄이고 발과 지면의 마찰을 높여 넘어질 위험을 키운다. 정상 보행과 다른 변형된 걸음걸이는 대사 에너지 소모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를 내디딜 때는 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고 발가락이 위를 향한 상태에서 체중이 뒤꿈치에서 발가락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 앞으로 나아갈 때는 발가락으로 지면을 밀어내는 동작이 필요하며, 빠르게 걸을 때는 보폭을 넓히기보다 뒤꿈치를 들어 지면을 강하게 밀어내는 데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다.
걷는 속도도 운동 효과를 좌우한다. 노래를 부르기 힘들 정도의 중강도로, 시속 4.5~8km 수준으로 걸으면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3~6배의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다.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진이 저소득층·흑인 성인 약 8만5000명을 16.7년간 추적해 올해 미국예방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분씩 빠르게 걷는 습관만으로도 전체 사망률이 약 20% 낮아졌다.
반면 하루 3시간 넘게 느린 속도로 걸어도 사망률 감소 효과는 4%에 그쳤다. 연구진은 빠른 걸음이 심박출량과 근육으로의 산소 공급을 늘려 체중과 체성분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걷기가 익숙하지 않다면 평소 속도로 2~3분 걷다 30초간 속도를 높이는 방식을 5~10회 반복하며 점진적으로 강도를 올리는 방법이 권장된다.
여러 번 나눠 걷는 것보다 한 번에 이어서 걷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에서 하루 8000보 미만을 걷는 3만3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장시간 쉬지 않고 걷는 사람이 짧게 여러 번 나눠 걷는 사람보다 전체 사망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았다.
국제학술지 ‘스포츠 앤드 헬스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논문도 중강도 신체활동의 건강상 이점을 얻으려면 5~20분간 연속으로 운동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연구진은 불규칙하게라도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예 운동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덧붙였다.
“너무 건강해 보였는데 갑자기?”…겉으로 멀쩡한 사람도 위험한 ‘이것’ 뭐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