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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금고 15조 굴리는데…도덕성 검증 ‘구멍’

06.07.2026 1분 읽기

시민 세금을 관리하는 인천시 금고의 선정 규정에 은행의 도덕성을 검증할 장치가 없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무조사를 받는 은행이 금고 지정 공모 참여를 앞둔 데다 선정 절차마저 다음 달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규정을 손볼 시간이 촉박하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천경실련)은 6일 성명을 내고 “시민의 세금을 관리·운영하는 곳간인 시(市) 금고의 열쇠를 세금 도둑에게 맡겼다는 논란을 피하려면 신중하고 투명한 선정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단은 국세청의 세무조사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A금융지주와 A은행 본사에 인력을 투입해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4국은 탈세·비리 등 구체적 정황이 있을 때 투입되는 특별조사 전담 부서로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은행권을 겨냥한 특별 세무조사는 최근 10여 년 사이 처음으로, 극히 이례적이다.

문제는 A은행이 연간 15조 원 규모의 인천시 재정을 관리하는 시 금고 지정 공모에 참여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인천경실련은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은행이 차기 금고 운영에 참여하겠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선정 규정에는 이를 걸러낼 장치가 없다.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인천시 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원안 가결했지만, 탈세 등 은행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항목은 담기지 않았다. 오히려 ‘지역사회 기여 실적’ 평가에서 점수 편차를 크게 벌릴 수 있도록 개정하면서, A은행의 본사 이전 계획이 금고 지정과 맞물려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조례를 개정한 9대 인천시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였다. 반면 도덕성 검증 부재라는 ‘구멍’을 메워야 할 책임은 민주당이 다수인 10대 시의회로 넘어왔다. 조례 개정은 입법부인 시의회 몫이지만, 실제 금고 선정은 행정부인 박찬대 인천시장 집행부가 맡는다. 인천시가 다음 달께 금고 선정위원회를 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규정을 손볼 시간은 많지 않다.

이에 인천경실련은 10대 시의회를 향해 도덕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평가 항목을 수정하고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선정 절차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금융권의 공공성을 강조해 온 정부 기조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다, 그게 금융기관의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금융 측은 시금고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도, 세무조사와 도덕성을 연결하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A금융 관계자는 “세무조사는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아직 조사 단계인데 이를 도덕성 문제로 연결하는 것은 억측”이라며 “세무조사는 매번 있는 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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