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 물량을 국내 공장으로 이관한다. 제네시스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일원화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신 현대차는 국내에서 만들던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물량은 미국으로 옮겨 현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울산 공장 재건축 연계 공장 물량 계획’을 수립했다. 앞서 현대차는 울산공장 노후 생산라인을 재건축하기로 했는데 공사 기간 중 이곳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단순 이관하는 것을 넘어 국내외 수요를 고려해 생산체계 전반을 다시 손 본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70과 생산 예정이던 GV70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3만 대(연산 기준)를 울산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앨라배마 공장은 제네시스 차종을 생산하는 해외 유일 거점으로 GV70을 생산해 왔다.
앨라배마에서 올해 계획된 GV70 생산 물량이 1만 7000대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이관이 완료되면 사실상 국내에서만 제네시스가 생산된다. 이번 이관은 제네시스 생산 거점을 일원화해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대신 울산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7만 4000대를 미국 공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대폭 줄여 현지 전기차 수요늘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는 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메타플랜트 등 현지 공장에 전기차를 집중 배치한 바 있다. 이에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공백을 메울 수 있게 하이브리드차를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펠리세이드 이관으로 줄어든 국내 공장 생산량은 신형 GV90 전동화 모델을 통해 메울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요 조사를 거친 뒤 신차 생산 물량을 확정할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수만 대 이상이 생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미 생산 거점 간 물량 조정이 노조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차는 연초부터 국내 생산 하이브리드차 약 20만대를 미국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국내 일감 부족을 우려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해 조정 계획을 미뤄왔다.
이에 현대차가 제네시스 국내 생산물량을 대폭 늘려 노조의 협조를 구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미국으로 옮기려던 생산 물량을 절반 넘게 줄인 점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생산 물량 조정은 노조 협조 없이는 이행이 쉽지 않아 노조측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물량 재편안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현대차는 울산과 아산 등 국내 공장 간 물량 조정 계획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울산에서 생산하던 아반떼(26만 9000대) 중 북미 수출용 5만 대는 아산으로 넘긴다. 아산에서는 쏘나타와 그랜저, 아이오닉6·9 등을 생산하는데 이들 차종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줄 수 있다고 보고 새로 물량을 배정한 것이다.
현대차가 울산에 건설 중인 전기차(EV) 전용 공장 배치 차종도 확정됐다. 울산 EV 공장에서는 △아이오닉5 △GV70 EREV △GV90 전동화 모델 등이 7만 대 이상 생산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