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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외환거래 한다지만 반쪽 우려…원화매력부터 높여야

05.07.2026 1분 읽기

서울 외환시장이 6일부터 주 5일 24시간 체제로 전환된다. 하지만 시장을 오래 열어둔다고 원화 거래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주식·채권 거래와 외국인 자금 집행이 서울장 시간대에 몰려 있는 한 환시를 밤새 열어둬도 원화 거래는 그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미 2024년 7월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로 한 차례 연장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거래는 주간시대에 몰려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6월 원·달러 환율 거래량을 30분 단위로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의 77.3%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의 서울장 시간대에 집중됐다. 마감 직전 30분 구간 비중이 13.6%로 가장 높았던 반면 심야 시간대인 오후 10시 30분부터 오전 2시까지는 2.4%에 그쳤다. 환시장이 24시간 개방돼도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은 ‘반쪽짜리’에 그칠 가능성이 큰 이유다. 거래량이 작아 호가창이 얇게 형성되면 작은 물량에도 가격이 출렁거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은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풀어야할 숙제로 통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선결과제기 때문이다. 헨리 페르난데스 MSCI 최고경영자(CEO)도 “원화를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서울의 업무시간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가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제도와 역외 원화결제망 구축을 함께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시장 접근성 문제를 풀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장을 열었다고 해서 곧장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원화 잔액 확인과 부족 자금 처리, 결제, 장부 반영까지 이어져야 거래가 완결된다. 국내 공휴일이나 새벽 시간대에 거래가 체결되더라도 실제 결제와 회계 반영은 은행 영업일과 글로벌 결제 관행에 따라 처리될 수밖에 없다.

결국 24시간 환시가 실질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지려면 야간에도 원화를 조달하고 결제할 수 있는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승헌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은행 부총재)는 “역외 원화결제망은 필요한 인프라지만 핵심은 결국 원화 유동성”이라며 “뉴욕·런던 시간대에도 외국 금융기관이 필요한 원화를 제때 빌리고 결제할 수 있어야 실제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거래를 떠받치는 은행권의 부담도 작지 않다. 해외 사무소를 둔 대형 은행은 런던 인력으로 새벽 시간대를 커버하거나 서울 교대 근무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중소형 은행은 새벽 2시 이후 오토 헤지 시스템으로 무인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스템 구축과 유지 비용은 거래량과 무관하게 발생한다.

결국 원화 거래를 늘리는 핵심은 외국인이 원화에 투자하고,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강력한 경제성장이다. 올해 우리나라 명목성장률이 10%를 웃돌 가능성이 높지만 반도체 외바퀴 성장이라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반도체 초과세수 등 재정을 어떻게 미래 경쟁력에 효율적으로 쓸지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안겨줘야 한다.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은 기업지배구조 등을 개선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것도 정부가 풀어내야 할 숙제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지금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 친화적 과감한 세법 개정도 고민해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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