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망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만성질환으로 숨진다.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이 상위를 차지하는 이 통계의 공통 배경으로 의학계가 지목하는 것이 만성 염증이다. 염증은 세균·바이러스·외상에 맞서는 정상 면역 반응이지만 해소되지 않고 지속되면 주요 만성질환의 위험 인자로 전환된다.
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은 만성 염증이 노화 관련 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을 발표했다.
학계는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만성 저등급 염증을 ‘인플래메이징(inflammaging)’으로 명명하고, 이를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의 전(前) 단계로 본다. 발열·발적·부종·통증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이어진다면 체내 염증 반응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좌식 생활은 염증 위험을 높이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신체 활동이 줄면 에너지 대사가 떨어지고 염증 억제에 관여하는 근육의 기능도 저하된다. 호주 빅토리아 암위원회 연구에서는 좌식 시간이 긴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장시간 좌식이 만성 염증과 호르몬 대사 이상을 동시에 유발해 암 위험을 높인다고 밝혔다. 만성 염증이 장기화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동맥경화·근육 감소 등 복합적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 부족도 염증 반응을 높인다. 하루 6시간 이하 수면이 반복되면 염증 반응을 매개하는 단백질과 면역세포 활성이 증가한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된 연구에서 수면을 5일간 제한한 참가자에게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 상승이 확인됐다.
별도 연구에서는 6시간 이하 수면이 반복될 경우 치매 위험이 30% 높아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UC버클리대 연구팀은 단절된 수면이 혈류 내 만성 염증과 연결되며, 이것이 관상동맥 내 플라크 축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인 권장 수면 시간은 하루 7∼9시간이다.
만성 스트레스도 염증을 촉발한다.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코르티솔 균형이 무너지고 면역계의 염증 조절 기능이 저하된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를 겪는 여성의 텔로미어는 10년 더 나이 든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짧아졌으며, 코르티솔 수치가 두 배 높아지면 생물학적 나이가 약 50%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건강해 보였는데 갑자기?”…겉으로 멀쩡한 사람도 위험한 ‘이것’ 뭐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