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전자담배 자동판매기 10대 가운데 4대는 위·변조 신분증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출입을 막기 위한 성인인증 장치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른 계도 기간인 지난 4월 24일부터 6월 23일까지 두 달간 시내 전자담배 판매소를 집중 점검한 결과를 2일 공개했다.
점검 결과 서울시가 파악한 전자담배 자동판매기 415대 가운데 339대는 신분증을 통한 성인인증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168대(40.5%)는 위·변조 신분증으로도 인증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성인인증 장치의 위·변조 식별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둘리’ 캐릭터 사진을 넣은 주민등록증 1종과 가상의 성인 남녀 사진을 넣은 주민등록증 2종, 운전면허증 2종 등 총 5종의 신분증을 제작해 시험했다.
그 결과 112대는 서울시가 준비한 위·변조 신분증 5종 모두를 정상 신분증으로 인식했다. 서울시는 자동판매기의 성인인증 체계가 청소년 보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관련 기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경고문은 3곳 중 1곳뿐…밖에서도 보이는 담배 광고 수두룩
이번 점검에서는 청소년 판매금지 안내와 담배 광고 관리도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전자담배 판매소 666곳을 대상으로 판매·광고·청소년 보호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이 가운데 자동판매기를 설치·운영하는 매장은 190곳으로 전체의 28.5%였다.
청소년보호법상 담배판매소 내부와 자동판매기에는 ‘청소년 판매금지’ 경고문을 부착해야 하지만 판매소 내부에 경고문을 부착한 곳은 390곳(58.6%)에 그쳤다. 자동판매기를 운영하는 매장에서는 190곳 중 63곳(33.2%)만 경고문을 게시했다.
경고문을 부착했더라도 규격 기준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판매소 내부 경고문 부착 매장의 40.3%, 자동판매기 경고문 부착 매장의 30.2%는 규격에 맞지 않는 안내문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 광고 관리도 허술했다. 조사 대상 판매소 가운데 375곳은 매장 내부에 전자담배 광고물을 게시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254곳(67.7%)은 외부에서도 광고가 보이는 상태였다. 국민건강증진법은 영업소 외부에서 담배 광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늘어…금연구역 계도 5956건 실시
서울시는 이번 점검 기간 금연구역 내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행위에 대해서도 총 5956건의 현장 계도를 실시했다.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라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금연구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사용할 수 없다.
액상형 전자담배 이용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 성인 남성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22년 3.4%에서 올해 6.5%로 약 두 배 늘었다. 청소년의 경우 2025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2.4%를 기록해 일반 담배 흡연율(2.2%)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서울시는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담배 자동판매기 성인인증 장치 개선과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 자동판매기 운영 업소에는 성인인증 장치 개선을 요청하는 안내문을 발송하고 규격에 맞는 청소년 판매금지 경고문도 제작해 관내 전자담배 판매소에 배포할 계획이다.
조영창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확대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법·제도 정비와 함께 현장의 변화 또한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서울시는 현장 계도부터 업계의 자정 노력 촉구 등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며 시민 건강을 최우선에 둔 금연 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방금 전자담배 피우셨죠? 징역입니다”…강력한 처벌 수위 만든 ‘이 나라’
6월 24일부터 액상 전자담배도 얄짤없이 과태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