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앞두고 주요 입시 학원의 ‘썸머스쿨’에 수강생이 대거 몰리고 있다. 올해는 통합수능 마지막 해를 맞아 이과생의 사회탐구 이동, 이른바 ‘사탐런’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난 데다 고교학점제에 따른 내신 5등급제, 영어 난도 상승 등 굵직한 입시 변수가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방학을 활용해 입시 전략을 재정비하려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학원가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입시 업계에 따르면 강남 종로학원, 강남대성 두각, 메가스터디 러셀 등 주요 입시 학원은 이달 중순부터 중고생 대상 여름방학 썸머스쿨을 개강한다. 썸머스쿨은 국어·수학·영어·탐구·논술 등 주요 과목을 단기간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프로그램이다. 정규 수업과 자기 주도 학습, 학습 상담 등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학원별 모집 인원은 100~200명 규모이며 수강료는 많게는 2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 수강 수요는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강남대성 두각은 올해 썸머스쿨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약 3배 증가했다고 밝혔고 강남 종로학원 역시 전년 대비 수강 인원이 15~20%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대형 입시 학원에서도 접수 인원과 대기자가 함께 늘면서 조기 마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입시 업계 관계자는 “재수생 정규 수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어 썸머스쿨은 받을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다”며 “제한된 정원에도 예년보다 신청이 더 빨리, 더 많이 몰린 것은 그만큼 올해 입시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수험생이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학원가에서는 올해 썸머스쿨 인기의 배경으로 학년별 입시 변수가 동시에 커진 점을 꼽는다. 고3은 통합수능 마지막 해에 사탐런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마주했다. 고2는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는 첫 대입 세대로 내신과 수능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고1 역시 5등급제 아래 상위 10% 안에 들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입학 초기부터 내신 경쟁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학년을 가리지 않고 여름방학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전에는 고3 등 특정 학년에서 방학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컸다면 올해는 고1·고2·고3 모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각자 절박한 이유가 있다”며 “고3은 내신이 사실상 마무리돼 수능에 집중해야 하고, 고2는 내신과 수능 전략을 함께 세워야 하며, 고1도 상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인 만큼 이번 여름방학이 사실상 승부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치러진 202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도 영어 난도 상승과 선택과목 쏠림이 동시에 확인되며 수험생들의 고민은 더 커졌다. 진학사에 따르면 영어 1등급 비율은 4.13%에 그쳐 절대평가 도입 이후 6월 모의평가 기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회탐구만 응시한 수험생 비율은 69.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과학탐구만 응시한 비율은 13.7%로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국어 화법과 작문, 수학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도 모두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선택과목별 유불리와 점수 예측이 한층 어려워지면서 입시 전략 수립 부담 또한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탐구 과목 단기반 문의도 늘고 있다. 사회탐구는 사탐런과 선택과목 유불리를 고려해 방학 동안 과목 전략을 점검하려는 수험생이 몰리면서 단기반 수요가 증가했다. 입시 업계는 사회탐구의 경우 단기간 집중 학습으로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학생이 많아 수능 직전까지 관련 강좌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는 입시 변수가 많지만 수험생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6월과 7월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적은 노력으로도 확보할 수 있는 점수를 먼저 챙기는 것이 여름방학 학습 전략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