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수출과 달리 원·달러 환율은 1560원 부근까지 치솟으며 원화 약세 흐름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수출 호조로 벌어들인 달러를 기업들이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한 데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 등의 외부 변수까지 겹친 영향이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전날 주간 종가보다 5.5원 오른 1554.9원에 오후 거래를 마감했다. 2009년 3월 5일(1568원) 이후 가장 높다. 전날 1549.4원으로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50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으나 하루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환율은 오전에 장중 1559.2원까지 급등해 156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로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엔화 약세에 원화가 동조되면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전날 엔·달러 환율은 1986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며 162엔을 돌파했고 이날은 162.837엔까지 오르며 163엔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일본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음에도 엔화 약세 흐름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매수가 다시 늘고 있는 점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6월 한 달간(조회 기준) 미 주식을 2억 3366만 달러(약 361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미 증시에서 월 기준 매수 우위를 나타낸 것은 3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7000억 원을 팔아 9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점도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패턴도 지속되고 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달러 고점 인식이 생겨 기업들의 매물이 나와야 수급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