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션 기술 영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한국에 상주하며 삼성전자(005930) 와 SK하이닉스(000660) 대상 기술영업에 나설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션 전문가를 물색하는 중이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 내 엔비디아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초 작업으로 풀이된다.
1일 엔비디아 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한국에서 일할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션 솔루션 영업직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에 채용되는 인력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이들의 워크로드 내에서 병목 현상을 파악해 해결 방법을 찾는 역할을 전담한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개발 소프트웨어 도구 ‘쿠다’와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 등을 활용한다.
엔비디아는 채용 자격 요건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혹은 인텔 등 반도체 기업에서 6년 이상의 경력을 명시했다. 또한 시놉시스와 지멘스 등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업 근무 경력도 주요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 EDA란 반도체 집적회로와 인쇄회로기판 등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데 쓰이는 소프트웨어다. 이외에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쿠다를 활용해 반도체 시뮬레이션 도구를 개발한 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채용 요건 등을 종합했을 때 엔비디아는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션 개발과 영업을 동시에 수행할 전문가를 찾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파트너 기업을 위한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를 뽑으면서 공정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제품 판매 접점을 늘리는 것까지 구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FDE 성격을 십분 활용해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생태계 락인(lock-in) 효과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채용 공고상 직무 내용에 “엔비디아 자체 라이브러리(프로그램 모음)를 한국 반도체 기업의 워크로드와 통합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목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정 시뮬레이션 개발에 협력하며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사용 경험과 공정 내 표준 워크로드를 설립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반도체 계측 장비 개발사 멀티스케일인스트루먼트의 제원호 대표는 “EDA 분야와 거리가 멀었던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시뮬레이션 전문가 영업을 시도하는 것처럼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션은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점차 관심을 보이고 부상하는 기술 분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시뮬레이션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결과값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것은 모델에 입력되는 초정밀 물리 데이터의 수준”이라며 “시뮬레이션 플랫폼이 확산될수록 공정 현장에서의 정밀한 데이터 획득 기술 또한 더 높은 차원의 발전이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