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MSTR)가 코인을 사들이기만 하던 원칙을 깨고 매각을 공식 전략으로 굳혔다. 비트코인이 6만달러 밑으로 내려앉고 핵심 지표마저 무너지면서다.
29일(현지시간) 스트래티지는 ‘디지털 크레딧 자본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이사회 승인 아래 비트코인을 최대 12억5000만달러(약 1조9300억원)까지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매각 대금은 우선주 배당과 이자 지급에 쓴다. 보통주·우선주를 각각 최대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씩 모두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도 함께 의결했다.
비트코인 매각을 공식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초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비트코인 32개를 처분한다고 공시했을 때만 해도 시장은 상징적 조치로 받아들였다. 마이클 세일러 이사회 의장이 줄곧 내세운 ‘비트코인을 팔지 않는다’는 원칙에 금이 갔지만 규모는 미미했다. 이번엔 매각을 아예 공식 전략으로 못 박았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방향을 튼 배경에는 핵심 지표 악화가 있다. 시장이 회사 전체의 값어치를 회사가 가진 비트코인보다도 싸게 매기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 가치를 보유 비트코인 가치로 나눈 mNAV는 지난 27일 처음으로 1배 밑으로 떨어졌다. 코인만 따로 내다 팔아도 회사 시가총액보다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504억달러(약 78조원)인데, 개당 6만달러(약 9000만원) 안팎인 비트코인 84만7363개의 자산 가치는 약 511억달러(약 79조2000억원)로 이를 웃돈다. 주가는 2024년 11월 최고가보다 85% 가까이 빠져 최근 82달러까지 밀렸다.
세일러 의장은 주식과 우선주를 발행해 모은 돈을 비트코인 매입에 쏟아붓는 전략을 펴왔지만 주가가 무너지자 이 구조는 멈춰 섰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5억5000만달러의 달러 준비금과 12억5000만달러의 비트코인 현금화 여력을 더해 38억달러, 약 25.9개월치 배당 커버리지를 확보했다”고 적었다. 발표 직후 주가는 12.6% 뛴 92.68달러에 마감했다.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률 전망도 어둡다. 미국 경제 매체 마켓워치의 수석 칼럼니스트 마크 헐버트는 멧커프의 법칙(네트워크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을 적용한 적정 가치 모델을 근거로 비트코인 가격이 채굴 종료 시점인 2140년 무렵 12만 달러(한화 약 1억8151만 원)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발행 한도(2100만 개)에 근접할수록 신규 발행 속도가 느려지고 네트워크 성장률 둔화가 가치 상승률 둔화로 직결된다는 논리다. 이를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0.6%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