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맞춰 기업들의 태양광 설비 도입이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생산한 전기를 외부로 내보낼 전력망과 잉여전력을 저장할 에너지저장장치(ESS)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이 공장 지붕과 주차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충북 청주공장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 코웨이와 에이스침대도 공장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도입하는 등 자체 전력 생산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의 태양광 설비는 생산한 전력을 공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자가소비형과 전력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형으로 구분된다. 자가소비형의 경우 생산한 전력을 공장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하지만 발전량이 소비량보다 많으면 잉여전력이 발생한다. 특히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 변동성이 커 잉여전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때 발생하는 잉여전력은 전력망으로 송출하거나 ESS에 저장해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력망이 부족해 잉여전력을 외부로 송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한 기업 관계자는 “잉여전력을 활용하고 싶어도 전력망이 충분하지 않아 외부로 보내기 어렵다”며 “결국 생산한 전기를 활용하지 못한 채 손실로 이어지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ESS의 경우 비용과 관리 부담이 큰 것이 단점으로꼽힌다. ESS를 설치하면 잉여전력을 저장해 필요한 때에 사용할 수 있지만 초기 투자비가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설비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ESS는 추가 비용 부담이 커 설치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보급 확대와 함께 전력 인프라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태양광 발전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 생산과 소비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태양광 설비만 늘릴 것이 아니라 전력망 확충과 ESS 지원, 안전성 검증 등 관련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기업들이 생산한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태양광 보급과 전력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단지 태양광 추진협의체를 통해 태양광 설비 설치를 희망하는 기업에 사업성 검토와 컨설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산업단지 태양광 보급 목표를 2030년 6GW, 2035년 7.5GW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공공 주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금융기관과 공공펀드 투자를 기반으로 기업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발전 공기업 등이 함께 참여하는 만큼 전력망 연계 문제도 함께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