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수출이 25% 증가한 데다 국내 생산 후 해외로 수출하는 사업 구조 덕분에 고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은 2억 338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수출액은 6억 달러(약 9200억 원)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특히 톡신 수출 시장의 경우 통상적으로 1분기가 비수기인 점과 4분기에 성수기에 진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출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분기가 비수기인데도 1분기를 포함한 1~5월 누적 수출액이 25%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은 성수기인 4분기에 수출 물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이어지는 고환율 기조도 톡신 업계에 호재다. 휴젤(145020) 과 대웅제약(069620) , 메디톡스(086900) 등 국내 업체들은 국내 생산 후 해외로 수출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와 같은 환율이 이어질 경우 연간 수출 1조 원 달성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올해 1~5월 보툴리눔 톡신 무역수지는 1억 761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 5298만 달러)보다 확대됐다.
국내 톡신 수출액은 최근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액은 △2022년 2억 9631만 달러에서 △2023년 3억 5301만 달러 △2024년 4억 2758만 달러 △2025년 5억 65만 달러로 4년 연속 증가했다.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최대 시장’ 미국이다. 올해 1~5월 미국 수출액은 495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227만 달러)보다 17.1%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9302만 달러)의 절반을 넘어선 만큼 올해 처음으로 미국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미국 톡신 시장은 애브비의 ‘보톡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지만, 최근 젊은 층의 조기 시술 확대와 메드스파(Medspa) 성장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메드스파는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등 비수술 미용 시술을 제공하는 시설로 국내 업체들의 핵심 판매 채널로 꼽힌다. 실제 보톡스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68%에서 지난해 58%로 낮아졌다.
국내 톡신 시장점유율 1위인 휴젤은 올 하반기 미국 직접 판매를 앞두고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미국 현지 파트너사 ‘베네브’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를 판매해왔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직접 판매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세일즈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휴젤은 지난해 미국 출시 9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약 3%를 확보한 데 이어 직판을 통해 유통 마진까지 확보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미국 평균판매단가(ASP)가 국내보다 8~10배 높은 만큼 미국 매출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김지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통 마진을 내재화하면 미국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현재 20% 수준에서 2030년 40%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가격 정책과 고객 데이터 등을 직접 관리하게 되면서 시장 침투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젤은 미국 직판을 통해 2028년까지 현지 톡신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도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판매 중인 ‘나보타’는 미국 미용 톡신 시장 점유율 14%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나보타 매출은 5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고, 이 가운데 수출이 424억 원으로 82%를 차지했다. 신지훈 KB증권 연구원은 “에볼루스가 올해 5월 유럽에서도 필러 사업을 확대하며 톡신과 필러를 함께 판매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유럽 시장 침투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2위 시장인 중국 시장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올해 초 ‘휴톡스’의 중국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휴젤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제테마(216080) 도 지난달 ‘JTM201’의 중국 임상 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추진 중이며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