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가 유전체 분석에서 디지털 임상까지 정밀의료 분야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 분할로 신약 개발 사업을 본격화한 삼성그룹의 신약 개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3일 디지털 임상시험 기업 알체디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갤럭시 워치’로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신약 임상 시험에 활용한다. 알체디스는 30년 이상 종양, 심장, 신경 등 다양한 분야의 임상시험을 수행해 온 기업이다. 양사는 갤럭시 워치가 일상 생활에서 수집한 심박수와 활동량, 수면 정보 등 생체 데이터를 신약 효과·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임상 지표로 전환하는 방법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혈액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보유한 ‘그레일’에 1억 1000만 달러(약 1700억 원)를 투자했고, 병원 인프라를 환자와 연결해주는 플랫폼 기업 ‘젤스’를 인수했다. 올해는 유전체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에 1억 7500만 달러(약 2700억 원)의 추가 지분 투자를 단행해 1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유전체 데이터, 암 진단 데이터, 실생활 생체 데이터를 종합해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정밀의료의 기초를 마련하게 됐다. 정밀의료는 환자의 유전자·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맞춤형 의료를 뜻한다. 특정 유전자나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가진 환자만을 대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인적분할하며 신약 개발 사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이러한 정밀의료를 핵심 전략으로 삼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투자한 유일한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0009K0) 또한 이달 26일 유전체 분석 기업 이노크라스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개발 과정에서 이노크라스의 전장유전체분석(WGS) 데이터 분석 역량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양사는 함께 환자의 바이오마커를 분석하고 신규 항암 타깃 발굴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정밀의료 밸류체인은 삼성서울병원과도 연결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애플이 병원 의료 기록을 가져와 환자 본인이 건강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직접 관리하는 일방향 헬스케어를 추구한다”며 “하지만 삼성은 환자 데이터를 병원으로 전달하고 병원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처방하는 환자-병원 간 양방향 커넥티드 케어를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