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휘발유·경유·등유의 최고가격을 ℓ당 150원씩 인하한다. 국제유가가 전쟁 당시보다 크게 떨어진 데다 고유가로 서민 물가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 가격은 다음 주부터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부는 27일 0시부터 제7차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 고시를 실시하고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을 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설정한다고 26일 밝혔다. 직전보다 ℓ당 150원씩 인하된 것으로 정부는 앞서 3월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처음 실시한 후 3월 27일 최고가격을 ℓ당 210원씩 인상하고 이를 6차까지 유지했다. 이번 고시는 다음 달 26일까지 4주간 적용된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낮춘 것은 석유제품 가격이 고물가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고유가·고환율로 인해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전쟁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6월 첫째 주 배럴당 94달러 내외에서 25일 기준 64~75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가격을 낮출 명분도 커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7차 석유 최고가격은 국제유가 하락과 민생 부담,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측은 “주유소 가격도 ℓ당 2000원대 초반에서 1800원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폐지는 당분간 검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최고가격제는 물가 부담이 커서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다 과감하게 제도는 유지하고 가격을 낮춰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