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 연 3조 6000억 원을 투입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수가를 낮춰 재정 연 2조 6000억 원을 절감하는 한편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건강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열어놨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수가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의 대가다. 그간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가 낮은 반면 의료진 당직 및 의료분쟁 부담은 크다는 점이 기피현상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현행 건강보험 수가 체계가 도입된 2001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연 3조 60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 투입한다. 특히 비수도권과 수도권 중 지역의사 의무복무 지역인 6개 진료권에 수가 가산 원칙을 적용해 연 4000억 원을 투입한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중 84개 시군 종합병원, 병원, 의원에는 진찰료와 입원료를 각각 5% 더해준다.
진찰료를 20년 만에 인상하는 등 연 1조 5000억 원을 들여 필수적 기본진료도 강화한다. 동네 의원 첫 방문 시 진찰료는 6%, 재진 시 진찰료는 4% 높이고 병원급 이상은 초·재진 모두 2% 상향한다. 이에 따라 동네 의원급 초진료는 1만 8840원에서 1만 9980원으로, 상급종합병원 초진료는 2만 1440원에서 2만 1860원으로 오른다. 충분한 진찰과 상담에 따른 보상은 강화한다.
이를 위한 2조 6000억 원의 재원은 그동안 보상 수준이 높았던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와 CT·MRI 검사 수가 조정으로 확보한다. 이에 따라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에서 연 1조 7000억 원, CT·MRI 검사에서 연 7000억 원이 절감된다. 위탁검사 검사료의 10%를 위탁관리료로 산정하는 제도를 폐지해 연 2000억 원의 지출을 줄인다.
그럼에도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한 건보료 인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검사 수가 조정에서 2조 6000억 원을 절감하고, 3조 6000억 원을 지역·필수·공공의료에 투자하기 때문에 건보 재정에서 추가 부담되는 부분은 연 1조 원”이라며 “보험료 수익 기반 확충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데 보험료율도 약간 인상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반도체 기업의 고성장으로 내년에는 재정 수입이 있을 것 같고, 약가제도 개편으로 향후 10년간 총 15조 원의 지출 효율화가 가능하다”며 “최대한 보험료 인상으로 가지 않도록 지출 효율화나 수입 개발 확충 등으로 감당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