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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후 검증 없어 회원가입 오류 방치…이용실적 없는 ‘유령앱’도

24.06.2026 1분 읽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26억 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10월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 ‘가상병원 서비스’. 등록된 병원을 통해 비대면 처방을 받고 이후 의약품 배송과 실손보험 청구까지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였지만 출시 이후 회원 가입이 되지 않아 수개월 동안 이용이 불가능했다.

후기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불만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왔지만 제대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입의 92%를 정부로부터 얻는 공공기관의 지원이 줄줄 새고 있는 셈이다.

13억 원이 투입된 태양광 발전소 조각투자 플랫폼 ‘햇나’ 역시 사실상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KISA 지원 사업에 선정된 2023년 출시됐지만 이듬해부터 신규 공모가 이뤄지지 않았다. 출시 당시 진행된 공모의 청약률도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일부 상품은 0%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비스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유령 앱’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블록체인 지원 사업 가운데 30억 원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전기차 배터리 잔존 수명 인증 서비스 ‘와트에버’와 8억 원을 들인 탄소배출권 거래 서비스 ‘카본플릿’은 안드로이드 기준 앱 다운로드 수가 각각 10여 건 수준에 머물렀다. 13억 원의 지원을 받은 폐식용유 거래 이력 관리 플랫폼 ‘리사이클렛저’ 역시 앱 출시 이후 4년간 500여 회 다운로드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은 이용자 수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KISA 지원 사업이 국민 체감형 서비스 발굴이 목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대로 된 성과를 내고 있는 게 맞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올 들어 KISA가 진행한 67억 원 규모의 ‘블록체인-인공지능(AI)·데이터 혁신선도 프로젝트 지원 사업’을 두고도 업계에서는 뒷말이 나온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아닌 한국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은 컨소시엄에는 금융결제원과 주요 시중은행, 결제대행사(PG) 등이 참여했다. 블록체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24일 “민간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는 사업인데 한은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지원 사업이 돼버렸다”며 “한은과 시중은행이 꼭 공공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하는 곳이냐”라고 반문했다.

업계에서는 기관의 성과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지원 사업 평가가 실제 이용자 수나 시장 채택 여부보다 고용 창출과 경제적 파급효과 등 공급자 중심 지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과 2024년 KISA 경영실적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신서비스 활성화 성과’의 핵심 지표로 당해연도 블록체인 분야 전일제 신규 채용 인원 수가 활용됐다. 신규 고용 창출 인원은 각각 72명, 102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를 당해연도 사업 예산으로 나눠 성과 점수를 산정했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사업 관련 추가 예산 투입에 앞서 결과 중심의 성과 검증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ISA는 올해 ‘블록체인-AI·데이터 국가 혁신선도’ ‘디지털자산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 산업육성 기반 강화’ 사업을 새로 추진 중이다.

박혜진 서강대 AI·디지털자산대학원 교수는 “측정하기 쉬운 것을 쓰다 보니 정작 이용자가 실제로 쓰는가, 시장에서 채택되는가는 빠져 있는 구조”라며 “실사용자 수와 재방문율, 시장 채택 여부, 수익화 또는 비용 절감 실적 같은 지표가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KISA 측은 지금까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KISA는 “매년 사업비 대비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2295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945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2898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창출했다”며 “2023년 이후 실증사업을 통해 구축된 서비스 39건 가운데 운영이 중단된 사례는 2건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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