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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만 ‘원전 10기’ 전력 필요…호남도 에너지 인프라에 200조

24.06.2026 1분 읽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 클러스터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공포’라는 말을 꺼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수요는 쏟아지는데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성장의 기회를 잃을까봐 두렵다는 의미다. 그는 24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반도체 수요를 정부가 전력 등으로 서포트(지원)하지 못해 전기라는 괴물이 우리를 잡아먹을 것 같다는 공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산업계에서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과 용수·교통망 등을 잡아먹는 괴물로 통한다.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반도체 팹 4기가 들어선다고 단순 가정해도 여기에 소요되는 발전설비만 6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공업용수 필요량은 하루 43만 ㎥에 이르고 이곳에 상주하는 직원들까지 계산하면 미니 신도시급 도시계획도 더해져야 한다.

전력 측면만 보면 호남권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는 이점을 안고 있다. 호남에는 현재 7.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있는데 전남광주특별시는 이를 2035년까지 16~37.7GW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이 중 전남 신안군에서만 11GW의 해상풍력 발전소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24시간 반도체 설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 발전소는 낮보다 밤에 효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이 계획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광주·전남 지역은 이미 송배전 설비가 부족해 태양광 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 역시 전용 항만 및 설치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업 기간이 장기화되기 쉬운 구조다. 업계에서는 해상풍력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송전망 등을 까는 데 최대 200조 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상풍력 발전의 경우 평균 단가가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정부는 2035년까지 1㎾h(킬로와트시)당 해상풍력 발전 단가를 150원까지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190원 밑으로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h당 190원은 산업용 전기요금 판매 단가보다 높은 수치다.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문제는 더 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영산강 유역은 이미 생활·공업용수가 부족해 물 수요의 73%를 섬진강 유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영산강 유역은 2030년께 매년 2억 1900만 ㎥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5대 유역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게다가 반도체 클러스터와 함께 늘어날 정주 인구를 감당할 신도시도 10년 안에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는 주로 항공기를 활용해 수출하는데 인근에서 가장 큰 무안국제공항 인프라가 변변치 않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건설을 10년 앞당기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049년을 기준으로 마련된 전력·용수 공급 계획이 처음부터 다시 수립돼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총 14.8GW의 전력과 2050년 기준 하루 107.2만 ㎥의 용수가 필요하다. 이는 대형 원전 10기가 있어야 소화 가능한 전력량이다.

정부는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신설, 송전선로 건설, 지방도 318호선 전력망 지중화 등을 통해 약 12G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지만 곳곳에서 송전망 건설을 반대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나머지 3GW 공급 방안은 여태 확정도 못 한 상황이다. 경기 용인 지역에서는 아직 토지보상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곳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2차 전기본에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이 담길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재생에너지를 빠른 속도로 하더라도 기저 전력을 갖춘 원전도 해야 한다”며 “전력 수요 총량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 같다면 기저 전력도 포함해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12차 전기본에서 원전 건설 계획이 추가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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