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SaaS) 업계가 협업툴을 넘어 AI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사용자 1억 명을 보유한 노션은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AI가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DX) 수요가 큰 일본에서는 업무 배분과 실행 등 자동화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며 전사적 AI 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노션은 2013년 설립된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다. 2016년 회사명과 동명의 업무용 생산성 플랫폼을 출시했다. 문서 작성과 프로젝트 관리,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과 개인 사용자를 중심으로 확산된 다른 시장과 달리, 일본에서는 토요타·메루카리 등 대기업도 노션을 주요 업무 플랫폼으로 도입했다. 노션에 따르면 일본은 대기업 고객을 기반으로 북미를 제외한 단일 국가 기준 매출 2위에 오른 핵심 시장이다.
히라타 아사히 노션 일본 영업총괄은 24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업종과 조직 규모에 관계없이 업무 환경을 유연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노션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노션은 블록 단위 구조로 설계돼 각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맞춰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며 “이 같은 특징이 업무 이력과 승인 절차를 중시하는 일본 기업 문화와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팀별로 정보가 분산되는 ‘부서별 칸막이’ 문제를 겪어왔다. 부서마다 개별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니 조직 내 정보가 단절되고 협업 효율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히라타 총괄은 “DX가 본격화되면서 흩어진 정보를 한곳에 모아 조직 전체가 활용하도록 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며 “노션은 프로세스에 맞춰 구조를 설계할 수 있어 전사 협업 플랫폼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AI 서비스 도입 이후에는 전사 차원의 AI 활용 체계 구축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히라타 총괄은 “정보를 저장·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필요한 작업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업무 배분과 실행 등 능동적 역할까지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션 AI는 회의록과 프로젝트 문서, 사내 자료를 분석해 요약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노션은 직원 간 AI 활용 역량 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주력한다. 엔지니어가 작성한 프로젝트 문서나 기술 자료를 비개발 직군 직원도 자연어 기반 AI 검색으로 쉽게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히라타 총괄은 “코드를 모르는 직원도 자연어로 질문하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AI 활용 문턱을 낮춰 조직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별 AI 리터러시 격차가 큰 일본에서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션은 올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데이터 레지던시 서비스를 선보였다. 데이터 레지던시는 기업이 자사 데이터를 특정 국가나 지역 내 데이터센터에 저장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스타트업·중소기업을 넘어 대기업 고객 비중이 커지면서 보안과 규제 준수 요구가 높아진 데 따른 대응이다. 히라타 총괄은 “아시아·태평양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라며 “그동안 직접 영업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했다면 앞으로는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