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철도 노인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상향하고 일정 횟수까지 버스요금을 면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다. 지하철 중심의 기존 교통복지 체계를 손질해 버스 이용이 많은 고령층의 이동권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서울시는 22일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와 ‘어르신 대중교통 정책 개편 공청회’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어르신과 전문가, 시민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교통복지 정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당 정책은 민선 9기 오세훈 서울시장의 교통 분야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고령화와 교통 이용 패턴 변화를 반영해 노인 교통복지 체계를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서울시는 19일 오세훈 시장과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 간 면담을 통해 해당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는 무임 연령 상향과 함께 K-패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이용 어르신에 대한 추가 지원 필요성도 논의됐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현행 65세인 도시철도 무임 이용 연령을 70세로 상향하고,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버스요금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특히 월 15회 미만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요금을 전액 환급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변화한 고령층의 생활 양식을 반영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노인에 대한 주관적 인식 연령은 71.6세로 높아졌고, 경제활동 참가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고령일수록 병원 방문이나 장보기 등 일상 이동에서 버스 이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기준 연령대별 대중교통 이용 비율을 보면 65~69세의 버스 이용 비율은 12.8%인 반면 85세 이상은 30%를 웃돌았다.
다만 예산 부담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의회 사무처 추산에 따르면 70세 이상 주민에게 버스 무임교통카드를 발급할 경우 향후 5년 동안 총 5788억600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 첫해에는 약 1047억원이 필요하고, 고령 인구 증가를 감안할 때 2031년에는 연간 1275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지하철 무임 연령 상향으로 절감되는 재원을 버스 지원에 활용해 추가 재정 부담 없이 정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15회 이상 이용자는 기존 K-패스 할인 혜택을 적용받고, 15회 미만 이용자는 별도 환급을 통해 형평성을 맞출 계획이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서울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은 15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를 통과했으며, 24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공청회를 통해 40여 년간 유지돼 온 무임 연령 기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하고 정책 방향을 재정립한다는 방침이다. 공청회 일정과 장소는 추후 서울시 누리집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르신 교통복지는 사회참여와 건강한 일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책”이라며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는 “어르신의 건강한 일상과 복지 향상을 위해 대중교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70세 이상 어르신 버스요금 면제 방안의 조속한 추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