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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단일종목 레버리지,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22.06.2026 1분 읽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출시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뒤늦게 자기반성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증권사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증시 변동성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플레이어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을 심하게 우려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출시를 막기 위해) 드러누웠어야 했나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며 반성의 표현도 했다.

이 원장은 또 최근 논란이 된 기업의 사내 주택자금 대출과 관련해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며 “금융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 복지의 영역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기업이 전용 면적과 규제 지역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부분은 다행”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환율 안정과 투자 상품의 글로벌 정합성 제고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출시를 허가해 지난달 27일 상장됐다. 이 원장은 “(도입을) 급하게 준비했던 것은 맞다”며 “외국 투자 환류 효과는 많지 않았던 것 같고 부작용은 너무 커져 정부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투자자의 92%가 대부분 서민·중산층인 개인투자자라고 추정했다. 현재 상장된 16종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일평균 매매 회전율은 122.5%(5월 27일~6월 12일)다. 상장된 물량 전체가 하루에 한 번 이상 거래될 정도로 ‘단타’가 성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일반 레버리지 ETF의 약 4배 수준이다. 일일 회전율은 200%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해당 상품으로 벌어들인 매매 수수료가 5조~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상황을 도박판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도박판에서 ‘뽀찌’ 뜯는 사람이 제일 돈을 많이 벌지 않느냐”며 “이 정도 회전율이면 (투자자들은) 하루종일 매달려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삶을 힘들게 하는 상품이 적절한지에 대해 출시 때부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금융 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쏠림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도 다각도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 원장은 “증시 변동성이 오면 가계에 큰 충격이 될 수 있어 별도의 안전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며 “미수부터 신용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빚투’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이달 19일 기준 38조 478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이미 신용거래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미수 거래도 사실상 불가능(100% 증거금 적용)해 해당 상품들로의 자금 유입을 추가적으로 제어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ETF체크에 따르면 단일 종목 레버리지 16개 상품은 출시 직후 이달 19일까지 6조 8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국내 상장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KODEX 200(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의 최근 1년간 자금 유입 규모(2조 4541억 원)의 2.4배에 달한다.

이 원장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자 보호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의 검사 결과를 추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스페이스X 공모주를 자사 ETF 상품에 편입한다고 광고한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대해서는 24일 현장 검사에 착수하고 액티브가 아닌 패시브 ETF에 상장 당일 스페이스X를 사들인 삼성자산운용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 지수 방법론을 지켰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최근 부도 사태를 맞은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대해서는 발행과 리테일 판매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 원장은 “부도 직전까지 회사채를 발행해 이를 판매한 것 같다”며 “필요하면 검사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개시한 KB금융의 1차 쇼트리스트가 발표되는 다음 달 3일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과 관련 모범 규준 개정안을 포괄하는 내용으로 개정 전이라도 금융권의 선제적 이행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3연임(제한)과 관련한 내용이 (논의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은행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을 기존 1조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수준으로 감경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감안해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자구적인 노력들이 제재 양정에 반영돼야 선순환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라며 “(과징금 감경 노력이) 사후적으로 부적절한 딜을 하는 것처럼 해석되는 데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상호금융과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의 감독 체계 개편 필요성도 강조했다. 새마을금고와 리츠의 주무 부처는 각각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다. 그는 “새마을금고는 (규제 공백이) 심하고 리츠는 감독 체계가 형해화된 수준”이라며 “지방선거 이후 새마을금고 감독 체계 개편 논의를 할 계획이었는데 관련 논의를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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