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자산 형성을 위한 정책 상품인 청년미래적금이 출시된 22일 시중은행들이 기존의 유사 정책금융 상품인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를 연 4.5%에서 3.0%로 낮춘다고 밝혔다. 청년도약계좌의 책정 금리가 부담이었던 데다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나온 미래적금으로 갈아타기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결국 청년도약계좌에서 제공하던 혜택을 청년미래적금으로 돌리는 ‘조삼모사’식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가입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청년도약계좌에 적용할 기본금리를 3.0%로 1.5%포인트 낮춘다고 공지했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금리를 결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은행별 우대금리 최고 1.5%포인트를 더하면 최고금리는 기존 6.0%에서 4.5%로 내려간다.
청년도약계좌는 첫 3년은 고정금리, 이후 2년은 1년 단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5년 만기 상품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7월 10일 출시돼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3년 고정금리 기간이 끝난 가입자가 나오기 시작한다.
금리 조정에 따라 당초 안내됐던 만기 수령액도 일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출시 당시 월 70만 원씩 5년간 납입할 경우 은행 이자와 정부기여금을 더해 만기 시 최대 약 5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3년 이후 기본금리가 3.0%로 낮아지고 우대금리 1.5%포인트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월 70만 원씩 5년간 납입한 청년도약계좌의 최대 수령액은 기존 5000만 원에서 약 4899만 원으로 줄어든다.
은행에서는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출시 때부터 부담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상품 설계 당시 시중은행들은 기본금리를 3.5% 수준으로 제시했지만 금융 당국의 요청에 따라 최종 기본금리를 4.5%로 올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 상품인 만큼 당국의 기조에 맞춰 고금리로 상품을 출시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역마진 우려가 있는 상품이었다”며 “기본금리 3.0%도 현재 은행권에서 판매 중인 일반 적금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청년미래적금 금리가 최고 8%로 더 높다는 점이다.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가 역마진에 가까워 금리를 내려야 한다면 청년미래적금 금리도 낮춰야 맞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은행의 수익성을 일부나마 보전해주기 위해 청년도약계좌의 금리만 하향 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의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를 청년미래적금으로 끌어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는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청년미래적금으로 갈아타기를 신청할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가 5년 만기, 월 최대 70만 원 납입인 반면 청년미래적금은 3년 만기, 월 최대 50만 원 납입이 가능하다. 금리는 3년 고정으로 기본금리 5%에 은행별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7~8%다. 정부기여금은 일반형 기준 월 납입액의 6%, 우대형은 12%를 지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상품이 유리한지를 따지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납입액 기간, 소득 구간 등을 입력하면 두 상품의 예상 수령액을 비교해주는 프로그램도 공유되고 있다. 특히 청년미래적금 일반형 대상자라면 갈아타기 실익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대형으로 분류되는 중소기업 재직자나 소상공인이 아니라면 정부기여금이 월 최대 3만 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내부 기대보다는 가입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청년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이벤트도 내걸었다. KB국민은행은 현금 1000만 원과 시그니엘 서울 숙박권 등을 포함한 경품 행사를 열고 신한은행은 아이폰·아이패드 등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청년도약계좌 환승 고객에게 금리 우대 쿠폰을 지급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포인트·상품권 등 가입 이벤트를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