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유심(USIM) 제거를 시도하던 70대 부부가 통신사 대리점 직원의 기지와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6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면했다. 제주경찰청과 SK텔레콤이 구축한 보이스피싱 예방 협력 체계가 실제 피해 차단으로 이어진 첫 사례다.
19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70대 A씨는 제주시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을 찾아 유심 제거를 요청했다. A씨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범행에 휘말린 상태였으며, 피싱범의 지시에 따라 유심을 제거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를 응대한 주승인 점장은 유심 제거 이유를 묻는 과정에서 A씨가 “대출 상담사가 시켰다”고 답하자 보이스피싱 가능성을 의심했다. 주 점장은 지난달 제주경찰청과 SK텔레콤이 체결한 보이스피싱 예방 협력 업무협약에 따라 피해 의심 고객 응대 교육을 받은 상태였다.
주 점장은 매뉴얼에 따라 A씨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전환해 피싱 조직과의 연락을 우선 차단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은행을 사칭한 악성 애플리케이션과 피싱범과 주고받은 대화 내역을 발견했다.
또 A씨의 배우자 역시 같은 범죄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배우자를 대리점으로 오게 했고, 확인 결과 배우자의 휴대전화에도 동일한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 점장은 즉시 제주동부경찰서 보이스피싱 전담팀에 신고했고,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부부가 입을 수 있었던 6000만원 상당의 금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A씨는 “실제 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해주는 것으로 믿고 피싱범이 시키는 대로 유심을 제거하려고 평소 이용하던 통신사 매장을 찾았다”며 “매장 직원과 경찰의 도움 덕분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기여한 공로로 주 점장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주 점장은 함께 받은 포상금 50만원을 초록우산재단에 기부했다.
경찰은 이번 사례가 제주경찰청과 SK텔레콤이 지난 5월 보이스피싱 예방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나온 첫 피해 예방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재 제주지역 SK텔레콤 매장 44곳은 ‘보이스피싱 예방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주경찰청과 SK텔레콤은 피해 우려 고객이 잠시 머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심대피소 운영을 비롯해 도민 대상 예방 교육, 대리점 직원 응대 교육, 경찰과 통신사 간 핫라인 구축, 합동 홍보영상 제작 등 다양한 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민관 협력 체계가 실제 범죄 피해 예방으로 이어진 의미 있는 사례”라며 “통신사와 금융기관 등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지역사회 공동 대응 체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