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한때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국가암검진과 위내시경 검사가 자리 잡으면서 암 발생 순위가 5위로 낮아지고, 조기 발견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2·3기처럼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 시기에는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항암치료 전략이 중요하다.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 출연한 공성호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암은 순위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높은 암”이라며 “다행히 우리나라는 국가검진을 통해 조기 위암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수술적 절제만으로도 완치율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행성 위암에서는 수술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지선 교수는 “진행된 상태에서 오는 환자들은 수술만으로 치료 효과가 완벽하지 않아 전신치료가 동반돼야 한다”며 “면역항암제를 시작으로 4기 위암에서 효과가 확인된 약들이 점차 2·3기 위암에도 적용되면서 치료 성적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2·3기 위암, 원칙은 수술
2·3기 위암은 암이 위벽 깊이 침투했거나 주변 림프절로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원격 전이가 있는 4기와 달리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주요 치료법이다.
공성호 교수는 “2·3기 위암은 원칙적으로 수술이 주요 치료 방법”이라며 “다만 수술로 보이는 암을 모두 제거해도 몸속에 미세하게 남아 있는 암세포가 있을 수 있어 항암치료를 추가한다”고 말했다.
수술 범위는 암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위의 중간이나 아래쪽에 있으면 위의 약 3분의 2를 절제하고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 표준이다. 반면 암이 위쪽에 있으면 위 전체를 절제하는 위전절제술이 표준으로 시행된다.
최근 조기 위암에서는 위 기능을 보존하는 축소 수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2·3기 위암에서는 신중해야 한다. 공 교수는 “2·3기에서는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높아 기능 보존 수술이나 축소 절제를 적용하기에는 아직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2·3기 위암 재발률 20~40%…항암치료 전략 중요
2·3기 위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발이다. 수술과 보조 항암치료를 모두 시행해도 재발이 발생할 수 있다. 윤지선 교수는 “2·3기 위암은 수술과 보조 항암치료를 모두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20~40% 전후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3기 중후반 환자에서는 보고에 따라 50% 정도까지 재발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발의 대부분은 수술 후 초기 3년 안에 발생한다.
위암이 재발하면 대개 4기 위암으로 분류된다. 4기 위암이 되면 5년 생존율이 10%대로 크게 떨어지므로 재발 자체를 막는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
최근 위암 치료에서 주목받는 변화는 수술 전후 항암치료다. 기존 동아시아에서는 수술을 먼저 하고 이후 보조 항암치료를 하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수술 후 다시 항암치료를 이어가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윤 교수는 “위암에서는 수술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수술 전후 항암치료가 새로운 전략으로 등장했다”며 “기존 보조 항암치료는 15년 이상 큰 변화가 없었지만, 최근 면역항암제를 추가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연구가 ‘마테호른(MATTERHORN)’ 연구다. 이 연구는 수술이 가능한 위암 환자에서 기존 독성항암제(5-플루오로우라실, 류코보린, 옥살리플라틴, 도세탁셀)에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제품명: 임핀지)’을 병용한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윤 교수는 “마테호른 연구에 따르면 독성항암제만 수술 전후로 사용한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더발루맙을 추가한 환자군에서 재발, 질병 진행, 사망 위험이 약 30%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완전관해율도 높아졌다. 병리학적 완전관해는 수술 후 떼어낸 위암 조직과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윤 교수는 “면역항암제를 추가했을 때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이 약 19%로, 대조군보다 2배 정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2·3기 위암의 면역항암제, 건강보험 적용은 과제
위암 수술 전후 면역항암제 병용하는 치료는 기대가 크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괄 적용하기에는 아직 고려할 점이 있다. 공 교수는 “어떤 환자에게 수술 전후 항암치료와 면역항암제를 적용할지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가 함께 다학제로 논의하고 환자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최근 치료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사용할 수 있지만, 건강보험 적용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윤 교수는 “위암은 전통적으로 공격성이 강하고 3기에서는 재발도 잘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새로운 항암제가 계속 발전하고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며 “희망을 갖고 의료진을 신뢰하면서 치료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