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발전을 돕기 위한 ‘K스틸법’이 오늘부터 시행된다. K스틸법은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전력·용수·수소의 공급 확충 방안을 정부 계획에 반영하도록 했다. 우리나라가 선도해온 저탄소강기술의 연구개발·사업화를 지원하고 특구 지정도 가능하게 했다. 사업 재편에 대한 조세 감면 및 고용유지지원금 혜택도 담았다.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과 글로벌 통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K스틸법의 시행은 반갑지만 법안에 철강업계 숙원인 전기요금 감면 방안이 빠진 점은 아쉽다. 지금 철강업계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도록 한 정부 방침에 따라 친환경 공법 비중을 늘려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다. 1톤의 철강을 생산하는 데 친환경적 전기로 공법은 기존 고로 방식 대비 최대 두 배(400~600㎾h), 수소환원제철 공법은 최대 열 배 이상(3000~4000㎾h)의 전력이 소요된다. 그런데도 여야는 전기요금 경감 방안을 쏙 빼고 K스틸법을 제정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정책 등의 여파로 지난 5년간 70% 넘게 급등한 데 있다. 그러잖아도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우리 철강기업들은 감당하기 힘든 전기료 폭탄까지 맞아 투자 여력을 잃었다. 중국과 일본이 2022년 이후 각각 전기로를 2300만 톤, 522만 톤 신·증설할 동안 국내 전기로 신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250만 톤 신설이 유일했다. 이래서는 철강산업 부활을 기대할 수 없다.
뒤늦게나마 야당에서 저탄소강기술을 사용하는 철강기업에 대해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법안이 발의된 것은 다행이다. 산업통상부도 보조금을 금지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등을 들먹이며 철강 및 석유화학산업계에 대한 전기료 경감에 미온적이던 태도를 버려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사실상 WTO 체제를 무력화하며 대규모 산업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 여야정은 K스틸법에 안주하지 말고 지혜를 모아 철강산업의 원가 경쟁력을 되살릴 전기료 폭탄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다 공세적인 자세로 침몰하는 철강산업을 지켜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