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전력 확보가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가 서버와 네트워크 인프라 중심의 사업이었다면 이제는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조달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은 오는 7월 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FKI) 컨퍼런스센터 2층 사파이어홀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난 대응을 위한 에너지 수급 및 거래 방안’ 세미나를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와 계통 접속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기업이 준비해야 할 전력정책 대응과 에너지 공급 전략, 전력거래 모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AI 서비스 확대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연산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4년 약 460TWh에서 2030년 945TWh 수준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3년 대비 165%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5년 1472억 달러에서 2033년 810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산업이 단순한 디지털 인프라를 넘어 전력·발전·에너지 거래·냉각·부지 개발 등 연관 산업 전반을 움직이는 대형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전력 확보 문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통 접속 대기 물량이 증가하고 송전망 확충이 지연되면서 전력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 이후 10MW 이상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전력 공급 가능성뿐 아니라 계통 안정성과 지역사회 영향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따라 데이터센터 업계의 전력 조달 방식도 다변화되고 있다. 기존 한전 수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한 재생에너지 확보, LNG 가스터빈 및 가스엔진 기반 자체 발전, 연료전지 활용 분산전원 구축,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마이크로그리드 운영 등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소형모듈원전(SMR)과 기존 원전을 활용한 무탄소 전력 공급 모델에도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 사업자와 직접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이 정보기술(IT) 인프라 사업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 사업의 성격을 동시에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지 선정 단계부터 전력망 접근성, 자체 발전 설비 구축 가능성, 에너지 조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경쟁력은 서버 성능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확보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가 됐다”며 “향후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은 전력 조달 전략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