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지속하면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주택 매입 자금에서 은행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감한 반면 상속·증여와 주식 매도 대금 비중이 늘었다. 해당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20억~30억 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이들의 기회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말까지 강남 3구 주택 매입에 활용된 금융사 대출액은 총 1조 499억 원으로 전체의 12%를 차지했다.
대출 비중은 2024년 19.0%에서 지난해 20.2%까지 높아졌지만 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금융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원인이다. 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묶었다. ‘10·15 대책’은 25억 원 초과 아파트 2억 원, 15억~25억 원은 4억 원, 15억 원 이하는 6억 원으로 대출을 제한했다.
문제는 대출 부족분을 상속·증여와 주식 매각으로 채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4월 강남 3구 주택 매수에 투입된 상속·증여 자금은 6323억 원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2024년(3.9%)과 비교해 비중이 2배가량 높아졌다. 주식·채권을 팔아 마련한 자금 비중도 11.6%로 2024년(4.6%) 대비 급증했다.
금융자산 매도가 절대 금액은 크지만 당국은 상속·증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상속·증여는 기회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강남에서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주식을 사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출발선이 다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의 대출 규제는 고소득 청년의 자산 축적 기회를 줄이고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을 수 있는 계급과의 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