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협동조합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북이탈리아 협동조합들이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존 전략을 구축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이탈리아 협동조합 디지털·AI 전환(DX·AX) 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협동조합이 플랫폼 종속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배경을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북이탈리아 협동조합의 경쟁력은 ‘연대 자본’에 있다. 현지 협동조합들은 순이익의 30% 이상을 공동 자산인 불가분 준비금으로 적립하고, 추가로 이익의 3%를 상호기금으로 출연한다. 이를 통해 개별 조합이 감당하기 어려운 장기 투자와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중개 조직도 눈길을 끈다.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에서는 ‘폰다치오네 피코’가 협동조합 현장에 적합한 디지털 솔루션을 발굴·보급하고 있으며, 트렌티노 지역에서는 협동조합 연합회가 공동 이용형 디지털 플랫폼 ‘인코페라치오네’를 구축해 소규모 조합의 기술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AI 활용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 최대 소비자 협동조합인 ‘쿱 알레안차 3.0’은 AI 기반 초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도입해 비활성 조합원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마케팅 효율성을 높였다. 농업 협동조합 ‘멜린다’는 폐광을 활용한 지하 로봇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물류 효율을 개선했다.
연구진은 국내 협동조합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공동 투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연대 혁신기금 조성, 공동 기술 투자 세제 지원, 현장 중심 기술 중개 인력 육성, 업종별 공용 SaaS 플랫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희선·최수정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도 협동조합의 핵심 가치인 연대와 상생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중요하다”며 “기술 혁신 성과가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