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13조 원까지 불어나는 농어촌특별세를 재원으로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소득 지급을 상시화하는 것은 물론 지급액과 대상 지역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농특세의 용도 규정을 변경하는 방침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농특세 수납액은 5조 7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수입 규모(9조 2000억 원)의 절반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6조~7조 원 수준에 머물던 농특세는 지난해 처음 9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10조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경제부가 추계한 올해 농특세 규모는 13조 6000억 원에 달한다.
농특세는 농어촌 경쟁력 강화와 지역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목적세다. 증권거래세·취득세·종합부동산세 등 일부 세목에 연동돼 걷히는데 최근 국내 증시 거래가 급증하면서 세수도 함께 불어났다. 올해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지출 예산 규모가 7조 30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농특세 추가 재정 여력이 6조 원가량 생긴다.
농식품부는 증가한 농특세 여유 재원이 농어촌 기본소득의 상설화와 금액 상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재정 당국과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은 대상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모두에게 매달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69개 군 가운데 선정된 17개 군을 대상으로 예산 3047억 원을 투입해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농식품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을 전국 인구감소지역 69개 군 전체로 확대할 경우 연간 4조 9000억 원이 든다. 지급액을 15만 원 이상으로 인상하면 소요 재원은 이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농어촌 기본소득법 제정안은 올해 3월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로 연내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농특세를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기 위해 필요시 현행법상 농특세 ‘용도 규정’을 넓히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특세는 목적세로 농업 기술 개발, 기반시설(농로·교량) 정비, 유통망 구축 등 농업 경쟁력 강화와 농촌 생활 환경 개선에 쓰도록 용도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필요성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충북 옥천군에서 인구 유입과 지역 상권 회복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2년 한시 도입인데도 이 정도 효과인데 영구적으로 도입하고 금액을 상향하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