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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초등생 딸·아내는 숨지고 남편만 살았다…“내가 가장 큰 피해자” 주장한 그 남자의 최후

13.06.2026 1분 읽기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 <편집자주>

초등학생 딸은 숨졌고 아내도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현장에 있던 남편만 살아남았다. 남편 A씨(당시 48세)는 경찰에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아내와 딸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일가족의 비극처럼 보였다. 두 사람의 몸에서는 별다른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드러났고, 결국 수사당국은 딸의 죽음 뒤에 부모의 공모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2021년 6월 13일. ‘나주 모녀 사건’의 남편이자 아버지 A씨는 결국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다”…진술 바꾼 아버지=사건은 2021년 6월 11일 새벽 발생했다. A씨는 오전 5시 30분께 소방당국에 신고해 “아내와 딸이 숨져 있다”고 알렸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 안에서 숨진 아내(47)와 딸(8)을 발견했다. 딸은 침대에 누운 채 숨져 있었고 아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처음 A씨는 “전날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두 사람이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과거에도 부부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한 적이 있었고, 사건 당일에도 같은 선택을 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딸을 숨지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수사 결과 A씨 부부는 사건 전날 딸에게 해열제와 신경안정제를 섞어 먹인 뒤 질식시켜 숨지게 했다. 이후 아내는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해 목숨을 끊었고, A씨는 이를 보고도 방조했다.

◇“참작할 사정 없다”…징역 12년으로 늘어난 형량=검찰은 A씨가 살인 등을 저지른 게 맞다고 판단했다. 가족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점, 사건 전날 작성된 아내의 자필 유서, 딸의 몸에서 검출된 A씨의 유전자 정보, 딸이 먼저 숨진 뒤 아내가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부검 결과 등이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검찰은 “A씨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딸을 살해한 범인”이라며 “모든 증거가 A씨를 가르키는 상황인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죽은 부인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A씨 측은 “(본인이) 딸과 배우자를 잃은 가장 큰 피해자”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했다. 그는 “아내와 딸을 살해하기로 공모한 적도 없고 극단적 선택을 결의한 사실도 없다”며 항소했다. 이에 검찰은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맞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배우자와 자녀가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도 조처를 하지 않고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거나 사건 직후 유서로 보이는 글을 작성한 것을 바탕으로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사실오인 등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오히려 형량은 더 무거워졌다. 재판부는 “경제적 어려움의 처지를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으나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다”며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면 원심(1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결국 항소심은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제는 ‘동반자살’ 아닌 ‘아동학대 살해’=한때 이러한 사건은 ‘동반자살’ 또는 ‘일가족 비극’이라는 표현으로 불렸다. 그러나 정부는 더 이상 이를 부모의 불가피한 선택이나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기로 했다. 자녀 살해를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 범죄로 규정하고 관련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등 관계 부처 합동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왜곡된 인식을 뿌리 뽑고 아동의 생명권을 국가가 적극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관련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는 한편 형법상 살인죄를 아동학대 범죄 범주에 포함하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

실제 통계는 충격적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숨진 아동은 모두 72명이었다. 연도별 피해 아동 수는 2019년 9명에서 2023년 23명으로 늘어 4년 만에 2.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피해 아동의 약 85%는 12세 이하 영유아와 초등학생이었다.

정부는 올해 8월부터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 분석 특별위원회를 운영하고, 모든 아동 사망 사례를 분석하는 아동사망검토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의료 기록이나 예방접종 이력 등이 장기간 없는 6세 이하 아동 5만8000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고위험군 조기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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