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10세대 텐서처리장치(TPU)의 핵심 부품을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의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삼성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10세대 TPU(코드명 아이스피시)의 연산장치와 HBM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인 메모리 입출력 다이(I/O Die)를 삼성전자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 위탁 생산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TSMC의 공급망 병목이 심화하면서 HBM과 첨단 공정, 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춘 삼성전자의 ‘종합 반도체 솔루션’에 주목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파운드리 물량을 지렛대 삼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HBM을 선점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양 사의 협력 관계는 한때 모바일 부문에서 부침을 겪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까지 구글 스마트폰 픽셀의 모바일 프로세서(AP) 텐서 G4를 생산했으나 차세대 물량을 TSMC에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지난해 구글 TPU에 HBM을 60% 이상 공급하는 등 다시 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주 논의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말을 아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0세대 TPU는 이르면 2028년 양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 논의는 초기 단계”라면서 “실제 계약 체결 등 구체적인 협상 결과물은 일러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야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대형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열풍으로 반도체 주문이 폭주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파운드리 세계 2위인 삼성전자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연이어 대형 계약을 수주하며 ‘파운드리 부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