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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남성암? 젊은 여성에게 생기면 더 무섭다

12.06.2026 1분 읽기

50세가 되기 전에 위암이 생긴 여성은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 위암 환자보다 치료 경과가 좋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김나영·최용훈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똑같은 위암 환자라도 성별과 연령, 조직형에 따라 세분화한 맞춤형 진단 및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암은 흔히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여성에서도 발병 빈도가 높다.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여성의 위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37.6명으로 유방암(115.7명)·갑상선암(101.7명)·대장암(52.4)·폐암(43.3명)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여성 위암 환자의 예후에 대해서는 아직 일관된 결론이 없는 실정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생존에 유리하다고 보고된 반면, 젊은 연령대는 진행된 병기에선 여성 환자의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학계에서는 여성 위암의 예후가 연구마다 차이를 보이는 원인이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여성은 50~60대를 거쳐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 분비가 크게 달라지고, 이는 암의 발병 양상에도 영향을 끼친다. 같은 맥락에서 위암 치료 경과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여성 위암의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2003~2023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1만 4739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 병기, 조직형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분석했다. 국내 단일기관 연구로는 최대 규모의 위암 코호트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병기·조직형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50세 미만 연령대에서는 여성의 생존율이 남성보다 낮았고 반대로 60세 이상에서는 여성이 생존에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여성 위암 환자의 경우 평균 진단 연령도 남성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위암의 조직형에 핵심적인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에서는 암세포가 위벽을 따라 흩어져 침윤하는 ‘미만형(diffuse type)’ 위암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고 특히 50세 미만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미만형 위암은 일반적인 덩어리 형태의 ‘장형(intestinal type)’ 위암보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가 상대적으로 나쁘다고 알려졌다. 남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미만형 위암 비율이 빠르게 감소해 50대부터는 장형 위암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여성은 미만형 위암 비율이 완만하게 감소해 70대에 이르렀을 때 장형 비중이 유사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위암과 연관된 성별 차이가 에스트로겐의 작용 때문으로 추정했다. 에스트로겐의 알파(α) 수용체는 미만형 위암의 발생 및 진행, 베타(β) 수용체는 장형 위암 억제와 관련이 깊다. 그로 인해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예후가 불량한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여성 위암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해석하기보다 젊은 여성과 고령 여성, 초기 병기와 진행 병기, 장형과 미만형 위암 등으로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교수는 “위암 환자의 예후는 성별, 연령, 조직형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더욱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며 “50세 미만 여성에서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높고 병기가 진행된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가족력이나 헬리코박터 감염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젊은 여성은 보다 적극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40세 미만 여성은 국가암검진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어, 사각지대로 남아있다”며 “국가암검진 연령 하향이나 고위험군 선별을 위한 펩시노겐Ⅱ 및 헬리코박터 혈청 검사 지원 등 제도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질병관리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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