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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 원 뿌린 소비쿠폰, 신규 소비는 2.8조 원만 늘어

11.06.2026 1분 읽기

지난해 지급된 소비쿠폰의 새로운 소비 창출 효과가 20%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10일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월과 10월에 집행된 13조 5000억 원 규모의 민생회복 지원금의 한계소비성향이 0.20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새로 창출된 소비가 재원의 20%(2조 8000억 원)에 그쳤고 나머지 80%는 기존 소비를 대체하거나 저축 등 다른 용도로 흡수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소비쿠폰의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용처를 연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으로 제한하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비수도권 경제에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 한은도 국내총생산(GDP)을 0.1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14조 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입하고도 추가 소비 유발 효과가 3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한은 역시 정책 시행 시점과 차등 지원 방식, 사용처 설계 등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을 경우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당시 긴급재난지원금,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올해 고유가 지원금까지 수차례 대규모 현금성 지원 정책을 경험했다. 문제는 이런 정책이 반복될 경우 재정 부담을 키우고 상시적 복지나 경기 부양 수단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초과 세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포퓰리즘식 돈 풀기는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더구나 올해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10.5%로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명분으로 확장 재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현금성 지원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소비쿠폰의 재원도 결국 국민의 세금이다. 정부가 단기 처방식 현금 지급에 앞서 재정 부담과 정책 효과를 더욱 엄밀하게 따져야 하는 이유다. 소상공인 등이 일시적 지원금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내수 회복의 해법은 반복적인 현금 지원이 아니라 혁신 투자와 일자리 창출, 구조 개혁을 통한 가처분소득 확대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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