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동조합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탈퇴를 추진한다. 삼성전자(005930) 노조를 중심으로 결성된 공동 대응 체계가 기대했던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조합원 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삼성바이오 노조는 독자 노선으로 전환하게 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오는 16~18일 조합원 총회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탈퇴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은 전체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고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노조들이 참여하는 연대 조직이다. 삼성바이오 노조는 그동안 그룹 차원의 공동 대응을 통해 교섭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박재성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각 지부가 버팀목이 돼 그룹 차원의 공통 안건을 관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작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특히 삼성전자 노조가 임금·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중도 타결한 이후 초기업노조의 존재 이유가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박 위원장은 “공통 안건도 얻지 못했고 회사만의 안건도 딱히 얻어낸 게 없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교섭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초기업노조 탈퇴가 실질적인 교섭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조직으로 함께 움직이면 회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고 계열사 노조 간 정보 공유와 자문 효과도 있다”며 “다만 각 회사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공동 전선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측면은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노조는 탈퇴가 강경 노선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더 강경해진다기보다는 외부 상황 때문에 우리가 희생되는 구조는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조합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향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