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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쓸 팁 필요한데”…공항 환전객 환율부담 급증

08.06.2026 1분 읽기

“은행별로 환율을 비교해봤는데 전반적으로 다 높아서 비교가 무의미한 것 같았습니다.”

8일 오전 6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전소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A씨는 미국 출장을 앞두고 달러를 환전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환율이 워낙 비싸다 보니 예전처럼 넉넉하게 환전하지는 못했고 현지에서 쓸 최소 경비 정도만 환전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공항 환전소를 찾은 여행객과 출장객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날 환율이 고시된 전광판을 살펴보며 고심하는 환전객들의 모습도 여럿 보였다. 이들은 은행별 환율을 비교하기보다 환전 금액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고환율에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출장을 앞둔 50대 직장인 B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대부분 카드를 사용할 생각이라 환전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환율이 비싸다는 건 확실히 체감된다”며 “미국은 팁 문화가 있어서 현금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만 환전했는데도 부담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팁은 회사 경비로 처리하기 어려워 개인 돈으로 환전해야 하는데 부담이 된다”며 “어디가 더 싼지 비교할 필요도 없이 전반적으로 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눈앞에 있는 환전소를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30대 직장인 C씨는 “출장 때문에 환전을 하러 왔다”며 “업무상 필요한 비용이라 환전을 안 할 수는 없었지만 달러가 워낙 비싸다 보니 회사 경비라고 해도 부담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행객들 역시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고 있다. 여행을 앞둔 50대 D씨는 “예전 같았으면 조금 넉넉하게 환전했을 텐데 이번에는 필요한 것보다 적게 바꿨다”면서 “환율이 높아서 달러가 비싸다는 게 확 체감됐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E씨 역시 “총 여행 경비는 큰 차이가 없겠지만, 현지에서 쓰는 비용은 부담이 될 거 같다”면서 “결국에는 아끼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절약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현장 직원들도 고환율에 따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 인천공항지점 관계자는 “최근에는 영업점에서 직접 환전하는 고객이 많이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환율 우대 혜택이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공항 환전소를 찾은 고객들에게도 비대면 환전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상반기 이후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현장 직원들도 놀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의 인천공항지점 관계자 역시 “공항 환율이 시중은행 영업점보다 높다 보니 환전 창구를 찾았다가 금액을 확인한 뒤 취소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환율 기조의 뉴노멀화를 언급했다. 그는 “1500원대를 넘어선 게 이미 오래 전 이야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고환율이 일상화된 모습”이라면서 “공항 기준 환율이 1600원을 넘어선 이후에는 고객들도 놀라기보다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공항 환전소에 고시된 환율은 실시간으로 이용객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인천공항 환전소의 달러 현찰 매도 환율은 하나은행 1615.00원, 국민은행 1614.16원, 우리은행 1615.00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오전 7시경 기준으로는 국민은행 1624.26원, 하나은행 1624.00원, 우리은행 1602.00원으로 집계됐다.

대체로 공항 내 은행의 경우 하루 두 차례 환율 고시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고시 주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A은행 인천공항지점 출장소장은 “공항 환전소는 통상 하루 두 차례 정도 환율을 고시해왔지만 최근에는 변동성이 워낙 커 실시간 시세 흐름에 맞춰 환율을 조정, 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55.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 1590원으로 장을 출발한 후 17년 3개월 만의 최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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