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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생’이 교재…유학생 정착 돕는 서울

07.06.2026 1분 읽기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서울글로벌유학생지원센터. 66㎡(약 20평) 남짓한 강의실에는 중국·베트남·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 20여 명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이들은 한국 기업의 조직 구조와 부서 역할을 배우고, 드라마 ‘미생’을 활용한 역할극으로 직장 내 대화법을 익히고 있었다. 강사가 “상사를 만나면 이렇게 인사한다”며 시범을 보이자 학생들은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강사의 행동을 따랐다. 서툴지만 진지한 모습이었다.

K팝을 좋아해 3년 전 한국으로 유학 온 우즈베키스탄 출신 아지자(22) 씨는 “친구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게 익숙하다 보니 고개를 숙이는 건 낯설다. 얼마나 숙여야 하는지도 몰랐다”면서도 “실제 직장 생활에 필요한 예절을 배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지자 씨처럼 한국에서 일을 구해 정착하려는 외국인 유학생이 빠르게 늘자 서울시가 지난달 서대문구에 서울글로벌유학생지원센터를 정식 개관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15년 9만 명 수준이던 국내 고등기관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25만여 명으로 2.8배 가까이 늘었다. 유학생의 65.5%는 한국 체류를 바라지만 실제 정착 비율은 13.8%에 그친다. 취업, 비자 문제 등 현실적인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유학생지원센터는 이런 장벽을 낮추기 위해 조성됐다.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에 자리한 이 센터는 외국인 유학생의 교육·취업·정착 전 과정을 지원하는 거점으로서 취·창업 지원, 비자·체류 상담, 생활 적응 프로그램까지 한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플랫폼’을 지향한다.

센터 안에는 상담 공간과 공유 오피스, 강의실, 커뮤니티 공간 등이 들어섰다. 유학생들은 이곳에서 이력서 작성과 면접 준비 같은 취업 기초 교육부터 기업 실무를 반영한 전문 과정까지 단계적으로 지원받는다. 마케터 양성 과정과 비즈니스 한국어 과정 등 직무·언어 교육도 상시 운영한다.

특히 무역 마케터 특화 과정이 관심을 모은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협력해 연간 100명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에 필요한 실무 중심 교육과 일자리 연계를 지원한다.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과 연결되는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한국어 교육, 일 경험 프로그램, 한국 기업 현장 실습 등도 해볼 수 있다. 유학생들이 실제 직장 환경을 미리 경험하고, 한국 기업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이다. 이달부터는 진로 상담 인력이 상주하며 취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상담하고 개인별 맞춤 컨설팅도 제공한다.

중국에서 유학 와 한양대 대학원에서 대중문화·시나리오를 전공 중인 외림림(29) 씨는 “졸업 후 한국 콘텐츠 제작사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라며 “취업 준비 방법을 몰라 막막했는데, 모의 면접과 컨설팅, 기업 정보 제공까지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창업 지원도 센터의 중요한 축이다. 유학생들은 베트남 등 현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 상품을 판매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마케팅과 유통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국내 기업 취업은 물론, 향후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센터 개관 이후 한 달여 동안 이곳을 찾은 유학생은 1200여 명에 달한다. 비즈니스 한국어 수업 등 일부 인기 강의는 정원 20명에 75명이 신청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서울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과 협력해 외국인 유학생 대상 특강과 기업 탐방 프로그램을 늘리고, 수요 맞춤형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서울 소재 대학 국제처 및 유학생 대표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센터 운영과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유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취업부터 정착까지 이어지는 종합 지원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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