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재계 총수들의 ‘2차 깐부 회동’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렸다.
5일 황 CEO와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003550)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만난 서울 홍익대 인근 삼겹살집 ‘형님, 저요’에는 수천 명의 인원이 식당 주변으로 몰려들면서 119 구급차까지 대기했다. 현장을 찾은 20대 남성은 “엔비디아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다”며 “주식을 사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 7시께 재계 총수들과 황 CEO가 순차적으로 입장하자 시민들은 “젠슨 황”을 연호했다.
최 회장, 구 회장, 이 의장은 황 CEO와 맥주잔을 들어올려 “건배”를 외치며 만남을 축하했다. 한식 매니아로 알려진 황 CEO는 이날 깻잎으로 쌈을 능숙하게 싸 먹기도 했다. 네 사람은 소주 폭탄주 등을 마시며 황 CEO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확장될 디지털 트윈, 피지컬 AI 등 미래 생태계에 대한 구상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형님 회동은’ 전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000660) 의 공고한 ‘AI 동맹’을 재확인시켰다. 최 회장과 황 CEO 이달 1일과 2일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와 컴퓨텍스에서 잇따라 만난 뒤 이날도 공개 행사를 함께하며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협력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일주일에 세 차례나 회동하는 것”이라며 “두 회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 신화를 담아 올해 초 발간한 ‘슈퍼모멘텀’에서 황 CEO에 대해 “황 CEO는 미래를 보고, 읽고, 쓰는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한 바 있다.
구 회장과 황 CEO의 첫 만남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을 ‘형님 회동’에 이끈 인물은 황 CEO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차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다.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 전문가로 알려진 황 수석은 올 4월 한국을 찾아 류재철 LG전자 CEO와 회동했다. 여기서 황 수석은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및 솔루션 능력과 로보틱스 기술, 세계 최고의 제조업 역량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황 수석이 최근 한 달 동안 매우 빠른 속도로 협업을 밀어붙이면서 구 회장과 황 CEO의 회동 역시 성사됐다”고 전했다.
이 의장도 황 CEO와 술잔을 기울이며 부쩍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2024년 6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황 CEO와 처음 만난 이 의장은 지난해 5월 대만 컴퓨텍스 행사, 10월에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연달아 만났다. 이 의장과 황 CEO 간 공식적 만남은 이날이 네 번째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일찍부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거 사들여 황 CEO가 이 의장에게 고마운 마음이 큰 것으로 안다”며 “양 사 간 끈끈한 협력 관계가 네이버 사업의 지평을 크게 확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